아픔 없이 오는 행복은 없다. -자연에서 행복 찾기.

입력 2010-09-13 14:05 수정 2010-09-16 18:08







아파트 옥상 테라스에 아끼던 분재와 꽃 화분을 내 놓았는데, 올해 유난히 극성맞은 집중 호우와 폭풍에 키 큰 가지들이 모두 쓰러졌다. 넘어지고, 꺾이고, 비틀어졌다. 보기가 흉하여 마음은 아프지만, ‘쓰러진 꽃을 버리는 것이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길이다.’라고 잔인한 생각을 할 때, 또 다시 바람이 불어서 넘어지고 비틀린 것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스스로 정리를 했다. 키 작고 건실한 줄기만 살아남아 다시 꽃(제라늄)을 피웠다. 신기했다. 더 신기했던 것은 올 봄에 쓰러진 줄기의 밑 부분을 베어내고 여린 줄기로 가지 접목을 했는데 폭풍우에 살아남은 것이다.



폭풍우에 살아남은 꽃들을 통해, 생각의 덩어리들이 논리적 비약을 했다. 지금 지구촌의 지진, 대홍수, 진로를 알 수 없는 폭풍, 녹아가는 북극 빙하, 쓰나미는 피로도가 쌓인 지구가 스스로 자정작업을 위해 몸부림치는 현상이 아닐까?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를 응징하고 새롭게 탈바꿈하는 과정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생각은 또 비약했다. 정성스럽게 마음공부를 하고 , 강한 체력을 키우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어느 날 분노한 지구에게 소리도 없이 당하지 않을까? 하는 큰 걱정도 해보았다. 쓰러졌다가 다시 살아난 꽃을 통해 행복의 비밀을 찾아보자.

1) 행복은 아픔을 통해서 온다. -인내의 길

열매는 꽃을 통해서 오고, 가을꽃은 여름 폭풍우를 겪은 뒤에 핀다. 행복은 아픔을 이기고 온다. 인간은 아픔으로 행복을 빚는 도공이다. 누구나 하나씩의 아픔, 친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는 깊은 아픔이 있다. 정신적 아픔, 식탐과 운동부족으로 건강 적신호, 색에 대한 집착으로 추해가는 자화상, 예민함으로 마음의 평정을 잃는 정신질환, 배신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자기 실수로 인한 자괴감, 죽음의 공포 등 크고 작은 아픔들이 잠재의식에 악마의 발톱처럼 박혀 있다. 자연이 제공하는 아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상극이 만든 아픔은 이유도 치유의 약도 없다.(이상한 벌레가 있다. 나는 두려워서 밟는다. 그 벌레가 죽어가면서 죽는 이유를 알까?) 피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서 아픔만큼 아파야 한다. 그러나 정성부족이 만든 아픔, 스스로 위축되어 행동을 막는 아픔은 개선해야 한다. 불필요한 아픔으로 행복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2) 바르게 살자. - 정도의 길

자연의 이법(理法)은 정확하고 바르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약한 나무는 바람에 쓰러지듯, 옳지 않은 일은 꼭 탈이 난다. 욕망에 잡히면 크고 작은 옳지 않은 일을 저지른다. 당장의 이익 때문에 거짓 설명을 하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경쟁자를 음해하고, 때로는 본성을 이기지 못하여 반칙을 범하고, 천륜과 인륜에 벗어난 짓도 한다. 쓰레기장에서 장미가 필 수는 있지만 아름다울 수 없듯, 옳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수도 있고, 옳지 않은 대상을 통해 쾌감을 얻을 수도 있지만, 옳지 않음을 통해 온전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방법이 옳지 않으면 결과도 비정상이다. 행복하려면 바르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바르게 산다는 것은 거미줄로 바람을 잡는 것처럼 어렵다. 바르게 살려면 생각은 진수(眞髓), 행동은 진국, 정성은 진혼(鎭魂)을 담아야 한다.



3) 뿌리에 대한 감사의식 - 부모에 대한 감사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뿌리와 연결된 줄기는 살고, 뿌리와의 인연이 끝나면 죽는다. 뿌리는 줄기를 통해서 살고, 줄기는 뿌리의 힘으로 사는 것이다. 인간의 생존도 자연 이법에 뿌리를 두고 있고, 우리는 부모를 뿌리로 태어났다. 부모 없이 태어난 영웅 설화도 있지만 과학의 눈으로 보면 믿음 지수는 낮다. 부모를 통해서 생명을 얻고, 자신이 또한 부모가 되어 후손을 낳는다. 뿌리 없는 쇠기둥에서 꽃은 피지 않는다. 뿌리 없이 태어난 생명체는 없다. 부모를 통해 이 지구상에 인간으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부모는 고마운 대상이자 작은 신과 같은 존재다.



4) 자연을 통해 나를 보자. - 자연의 법칙

자연을 들여다보아야 세상 원리와 내가 가야할 길이 보인다. 자연의 원리를 알면 빛과 그림자가 다르지 않다. (빛이 있어 그림자가 있고, 그림자가 있어 빛이 빛난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듯, 거짓은 참을 이기지 못한다. 세상은 진실과 실상으로 회귀한다. 신의 촘촘하게 설계한 자연 도면과 신의 설치한 그물망을 피할 수 없다. 우주의 시작과 끝, 생명체의 진원지, 인류의 처음과 끝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을 모른다. 모르고 안 보인다고 그 실체의 중심을 의심하면 한 점으로 축소가 되고, 안 보여도 느낄 수 있으면 마음은 우주 영역으로 확대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근본은 신이다. 그렇게 믿고 행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유리하다.



5) 믿음은 절박해야 한다. - 믿는 것이 아니라 믿어지는 것.

쓰러진 꽃이 자연의 힘과 생명력으로 부활하듯, 인간의 상처는 열정과 기도로 치유해야 한다. 상처를 치유하려면 절실해야 한다. ‘절실하게 추구하면 꿈을 이룬다고 했다.’ 절실(切實)이란 절박함 혹은 긴요함, 진지함과 바램, 기원과 기도 등 뭔가 주도적 자세와 긴장감이 배어 있는 단어다. 간절하게 바라면서 노력하면 이루어진다. 절실한 꿈,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장독대에 정화수 떠놓고 자식이 잘되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절절히 빌면 기적도 일어난다고 했다. 절실한 꿈이 있으면 상처는 영혼을 괴롭히지 못한다. 절실함은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자기 일을 열정적으로 즐기고, 재치와 유머로 자기와 남까지 즐겁게 하고, 고난과 고통을 용기라는 들배지기로 제압하고, 성실이라는 안다리 기술로 장애와 고난을 무너뜨리면 엔도르핀이 생겨나 어떤 일을 해도 즐겁고 일마다 행복하다.



오늘 이 순간, 나를 돌아보자. 나의 아픔은 어디서 왔을까? 아직도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고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나의 뿌리에 대해 충심으로 감사하며, 자연의 이법을 알고 절박하게 행동하고 있는가? 생각하고 다듬을 시간을 갖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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