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에서 배우는 행복 매뉴얼

입력 2010-09-11 10:50 수정 2010-09-17 07:36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행복의 원리를 알려면 연필의 특징을 이해하세요.”



연필은 약 2천 년 전, 그리스·로마에서 납[鉛] 덩어리를 노루가죽에 기호를 표시한 것이 시초라고 하며, 14세기경 이탈리아에서는 납과 주석을 혼합한 심(心)을 나무판에 끼워 사용하였고, 지금의 막대형 연필은 1795년 프랑스 콩테에 의하여 실용화되었고, 한국에 연필이 전래된 것은 19세기 후반 개화 초기이며, 국산연필은 1946년 처음 생산되었다. 연필은 썼다가 지울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글씨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에겐 필수 필기구다. 연필 제조는 곱게 빻은 흑연과 점토(粘土) 등을 높은 온도에서 구워 심을 만들고, 홈이 파진 나무 막대 사이에 심을 넣고 붙여 씌운 후 육각 또는 원주형으로 깎아 외피를 만든다.

연필을 소재로 인생의 교훈을 주는 대표적 작품이 <연금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에 ‘연필 같은 사람’ 이야기가 있다. ‘연필 같은 사람’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태다.



<연필은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지. 그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 두 번째는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더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 해. 세 번째는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 준다. 네 번째는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이란다. 그러니 늘 네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다섯 번째는 연필은 항상 흔적을 남기듯,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명심하렴.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 ‘연필 같은 사람’의 핵심 키워드는 신의 존재 인식, 고통 견디기, 잘못 바로잡기, 마음의 중심, 자기를 돌아보면서 살기다. 코엘료는 연필을 통해서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통해 인간에게 적용하는 기교가 엿보인다. 필자는 연필의 본질을 통해서 행복의 원리를 배우고자 한다.



1) 존재 이유와 존재목적 재인식

코엘료는 ‘손이 연필을 이끌듯, 신이 인간을 인도한다.’ 고 했다. 필자는 연필은 사용자가 이끄는 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통해, 행복과 존재목적의 관계를 말하고 싶다. 연필을 필기도구로 사용할 때 연필은 온전하게 존재한다. 누가 아무리 연필을 꽃무늬로 장식하고 향기를 뿌리더라도 연필이 꽃이 될 수는 없다. 누가 연필을 젓가락으로 사용한다면 용도에 맞지 않는 일이며, 누가 연필을 남을 찌르는 무기로 사용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연필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운명을 걷게 되듯, 당신의 장점이 당신의 존재목적 설정에 따라, 사명감의 빛으로 승화될 수도 있고, 당신의 장점의 남을 괴롭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명심하자. 내가 사는 존재목적에 따라 인생의 운명까지 달라진다.



2) 자기계발과 재정비

코엘료는 ‘연필도 깎아야 예리해지듯, 고통과 슬픔을 이겨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연필은 깎아야 더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행복과 자기계발의 관계성을 정리하고 싶다. 연필이 아무리 많아도 깎지 않으면 쓸 수가 없고, 심이 닳으면 수시로 깎아주어야 한다. 깎다가 서툴고 경솔하면 손도 베인다. 연필은 행동, 재정비, 신중의 중요성을 말한다. 연필은 자기 몸을 줄이면서 필기를 돕고, 솔개는 자기 발톱을 스스로 깨트려 20년을 더 살듯, 우리는 자기 충격, 자기 수련과 정비를 통하여 자기 쓰임새를 높여야 한다. 연필의 사용시간과 연필을 깎는 시간 비율은 100:1 정도지만, 일과 자기계발 비율은 1:1이 되어야 한다. 인생이 순탄하고 잘 나가더라도 자기계발을 해야 미래가 있다. 자기계발은 시간과 노력 투자에 비해 당장의 효과가 적고, 현재의 성공을 더디게 하지만, 더 멀리 품위 있게 살게 한다. 연필을 깎듯 자기를 발전시켜야 나이가 들수록 쓰임새가 생겨서 오라고 하는 곳이 많아진다.



3. 가치 있는 행동

코엘료는 ‘연필이 흔적을 남기듯, 행동도 흔적이 남으므로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를 의식하라.’고 했다. 필자는 연필도 사용 기간이 제한된다는 것을 통해 가치 있는 행동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다. 아무리 손에 익은 연필도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몽당연필이 되면 버려진다. 사용 가치가 있을 때, 활동해야 한다. 연필이 흔적을 남기듯, 우리의 행동은 비밀이 없다. 어디선가 누가 나를 보고, 듣고, 평가하고, 영상 매체가 나의 행동을 담고 있다. cctv와 통화기록은 나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문명이 극도로 발전하면 과거 시간 여행도 가능해진다. 홀로 있을수록 더 조심하고, 귀한 자리와 갑부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은 모퉁이에 위치하더라도 자기 일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 나눔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기 사명과 장점을 빛을 내는 것은 가치 있는 행동이다.



4. 마음의 중심 잡기

코엘료는 ‘연필에서 중요한 것은 외피가 아니라 심이라고 하면서,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고 주문했다. 필자는 연필은 심에서 색이 나오는 것을 통해 행복하려면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연필심(鉛筆芯)은 수백 가지 종류가 있듯, 마음 또한 사람마다, 그리고 시대와 환경에 따라 마음은 수천갈래로 파생된다. 어떤 환경에 처하던 곱고 무거운 마음의 중심을 잡지 않으면 자기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 연필심의 색깔이 글과 그림으로 나타나듯, 마음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마음속의 생각을 정리하여 행하지 않으면 뿌리지 못한 씨앗에 불가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과 높은 성공이 아니라 내면의 충실이다. 그러니 늘 마음의 중심을 잡고, 정리된 행동을 하고, 고난이 오면 오뚝이처럼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5. 탄력성 있는 행동

코엘료는 ‘연필은 지우개로 실수를 지우듯, 잘못을 바로 잡아야 옳은 길을 걷는다.’고 했다. 필자는 틀리면 지우고 다시 쓰는 연필을 통해 행복과 탄력성이 관계를 말하고 싶다. 행복하려면 큰 목표를 향해 가면서 수시로 자기를 평가하고, 오류와 모순이 생기면 과감하게 수정할 수 있는 탄력성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환경이 변하고, 개념도 바뀌고, 제도와 도구가 변한다. 생존하려면 생각과 행동도 변화를 따라가야 한다. 전체를 보고, 부족한 것은 인정하고, 고칠 것은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타성에 빠지면 고집과 아집, 독선과 배타성으로 남의 행복도 깨트린다. 더불어 사는 세상은 서로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차이를 틀린 것으로 보지 말고, 서로의 평화를 위해 상대에게 맞추면서 살아야 한다.


오늘, 연필 한 자루를 꺼내 놓고, 나를 찾아보자.
나의 인생의 연필은 현재 얼마나 사용했으며,
마음의 연필로 쓰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발전을 위해 새로 깎을 분야는 무엇이며,
지워야 할 것을 지우지 못하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바로잡는 기회를 갖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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