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하려면 계획이 필요하다는 우화가 있다.

의식이 있는 햇살이 있었지. 이 햇살은 팽창하는 우주의 외곽선을 따라잡으면 태양이 된다는 계시를 듣고 3억 광년을 달려서 우주의 경계선에 도달했지. 아주 어렵게 말이지. 그런데 기대했던 태양이 되지 않았어. 속았다는 기분, 허무와 분노의 기운이 생기자 빛이 흐려지기 시작했어. 햇살은 이대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간절하게 기도를 했어. “신이여, 햇살이 우주의 외곽선에 도달하면 태양이 된다고 해서, 기를 쓰고 달려왔는데, 어찌된 일인가요? 처음부터 거짓이었나요?”

이에 근원을 알 수 없는 웅장한 음성이 들렸다. “계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성급했구나! 해살 속에 구심이 없으면 우주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한다. 햇살이 태양이 되려면 지상의 먼지 하나라도 품고 와야 하는데, 너는 급하게 오느라 물질을 두고 빛만 왔구나. 다시 태양으로 가서 먼지 하나라도 품고 다시 와라.”이에 햇살이 걱정스럽게 되물었다. “신이여, 다시 갔나오려면 6억 광년이 더 걸리는데 우주는 계속 팽창하잖아요? 기운도 떨어졌고,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고․․․․ 어떻게 태양으로 만들어 주시면 안 되나요?”

이에 신이 대답했다. “너를 여기까지 오도록 한 것은 태양이 된다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믿음만으로 세상 공사를 할 수 없다. 믿음을 펴려면 계획과 설계가 필요하다. 태양 공사의 기본 설계도는 빛과 물질의 결합이다. 인간에게 밥과 행복이 동시에 필요하듯이 말이다. 태양이 된다는 믿음이 있다면 다시 출발을 해라. 우주가 팽창하면 팽창한 만큼 더 오면 된다. 너 하나를 위해 우주의 설계도를 바꿀 수는 없다.”

모든 일의 시작은 계획에서 출발한다.
계획은 일을 추진하는 도면이며, 지속적인 실천을 위한 나침반이다. “일단 시작하자. 일단 하고 보자. 시작이 반이다.” 등 무계획적인 추진은 성공하기 어렵다. 계획이 없는 활동은 설계도면도 없이 공사하는 건물과 같고, 방향키를 놓쳐버린 선장의 꼴이다. 살면서 계획이 필요한 이유는 시간은 저축할 수 없고, 제한된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수시로 흔들리는 약한 의지를 붙잡아 줄 견인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시간 배분과 시간 활용 문제는 인생의 과제다.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한번 지나가면 되돌리지 못하고, 현재 시간이 아무리 남아도 저축했다가 미래에 쓸 수도 없고, 현재가 아무리 바빠도 미래의 시간을 차용할 수도 없다. 저축도 차용도 불가능한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길이로 주어지지만 시간을 어떻게 계획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죽는 순간까지 계획성 있는 삶을 살려면 어떤 목적의식, 그 목적의식을 펴는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

인간에게 행복 공사보다 더 큰 공사는 없다.
농부가 영농(營農) 구상과 계획 하에 파종, 육성, 수확을 하듯, 행복한 삶을 살려면 행복 구상과 설계 후에 행복의 발견, 행복 만들기, 행복 유지 순으로 시행을 해야 한다. 행복의 설계는 사람마다 생각과 여건이 다르기에 일반화시킬 공식은 없지만, 현재와 미래의 여건을 분석하여 내가 찾고 누릴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행복의 실천 과정을 시스템화 시키는 일연의 절차다. 행복을 발견하는 생각 시스템, 행복을 실천하는 활동 시스템, 행복 상태를 점검하는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행복 설계도 스토리로 정리해야 자기인식이 빠르고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수가 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복 설계를 하면 근본 목적과 해야 할 일을 미리 알고 있기에, 상황 변화에 맞게 방법만 수정하면 된다. 나의 행복지수를 키우기 위해 행복을 실천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1) 행복의 터 잡기 : 행복의 발견

행복을 누리려면 자신과 대화를 해야 한다. <난, 뭐냐? 나의 사명과 장점을 발휘하여 제대로 살고 있는가? 지금 두려운 것이 무엇인가? 내가 찾고 키울 영혼은 뭘까?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는 있는가? 현재의 행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뭔가? 등 > 생각을 반복하고 생각을 정리하여 아주 단순한 실천 과제를 찾아야 한다. 가족사랑, 무실역행(務實力行), 남에게 피해를 안 주는 삶, 물질과 정신이 조화된 행복, 새로운 도전으로 세상을 빛내는 일 등 이것만은 실천하여 행복을 찾고 누리겠다는 마음의 중심과 행동 원칙을 세워야 한다. 행복과 복잡은 어울리지 않는 궁합이다.

2) 행복의 기초 공사 : 행복 만들기

씨앗은 싹이 트면 자체 프로그램 된 DNA에 의해 성장한다. 행복 설계를 통해 행복의 씨앗, 행복의 유전자를 찾았다면 행동해야 한다. 육체는 밥의 힘으로 활동을 하고, 정신은 수련으로 행복을 만든다. 수련은 행복의 엔진인 셈이다. 행복자산이 숙성되고 행복이 머물게 하려면 마음을 닦고 정비해야 한다. 정신을 수련하면 온유함과 따뜻함이 응감하여 어둠도 사랑으로 빛나게 하며, 아픔은 행복을 위한 보약이 된다. 체계적인 행복을 만들려면 1) 자기를 알고 자기 자리를 찾기, 2) 욕망을 순화시켜 기쁨으로 반전시키는 행복의 경영, 3) 고통과 시련의 상처 치유, 4)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순으로 행동 과제를 정하고, 행복 공사에 착수해야 한다.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해 행복을 찾겠다는 선언을 하고, 우주의 에너지까지 활용하여 무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3) 행복의 수련 : 행복의 유지

한번 행복하다고 영원히 행복한 것도 아니고, 한번 불행에 빠졌다고 계속 불행한 것은 아니다. 행복을 지속할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행복한 조건을 갖추고도 행복을 확신하지 못하면 행복을 유지할 수 없다. 뭔가 큰 힘의 일부로 살고 있다고 믿을 때, 나의 기대와 반대로 가는 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불행한 일이 발생해도 두렵지 않고, 눈앞의 거절과 이별도 큰일을 위한 시련으로 위로할 수 있고, 불행을 새로운 행복을 느껴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에게 무한 에너지를 주는 영적인 세상을 믿고 행하면 능히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어디에 위치하더라도 조화로운 존재로 살 수 있다.

이제 더디게 가더라도 마음 편하고, 마음과 행동이 일치하고, 안전하고 튼튼한 행복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무엇에 쫓기는지 글이 고르지 못하다. 그래도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살아 나갈 의지 고양을 위해 글을 멈출 수는 없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