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지만 박, 문, 안 3자 대결 양상은 짙은 안개속이다. 갈등과 대립 양상은 잔인한 투우경기를 연상시키고 있다.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투우(남북 갈등, 경기 침체, 빈부 갈등 )와 투우의 등에 칼을 꽂아야 사는 투우사(대선 후보), 자기가 지지하는 투우사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관중(유권자)의 모습은 혼돈과 잔인함 그 자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지금의 잣대로 정의를 논할 수 없는 과거 행적 노출, 지난 행위에 대한 색깔 논쟁, 상대 의견 전면 부정, 나와 다르면 모두 틀렸다는 극단적 흑백논리, 편 가르기를 염두에 둔 감정싸움 등 추하고 지저분한 싸움판을 벌리고 있다. 문(文)과 안(安)의 단일화 과정을 거친 뒤 단일화 승자와 박(朴)과의 대결에서 최종 승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처럼 감정 대결로 간다면 문(文)과 안(安)의 단일화도 쉽지 않아 보인다.

누가 더 지지도와 인기가 높은지를 가려야 하는 단일화(單一化)는 손바닥과 손등으로 패와 편을 가르는 ‘하늘∙땅’ 놀이를 닮았다. ‘하늘∙땅’ 놀이는 양당 정치 게임처럼 인위적으로 편과 세력을 가른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 되기에 피 튀기는 경쟁을 한다. 인위적으로 편을 선택하는 하늘∙땅’ 놀이는 ‘하늘’아니면 ‘땅’이라는 상극(相剋)만 존재한다. 선택과 동시에 편이 갈리고 상대편은 적(敵)이 되고, 한번 편이 갈리면 싸움을 말리고 중재할 중립지대가 없다. ‘하늘∙땅’ 놀이판을 닮은 단일화 과정은 승자 독식의 비정한 세계이기에 남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있을 수 없다. 단일화 패자에게 권력의 일부를 나누어준다는 밀실에서 구두약속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키기 어렵고, 단일화로 최종 승리를 하더라도 정치적 야합과 단합으로 권력을 나누어 먹었다는 정치적 공격 빌미를 주게 된다.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세력들은 어떤 형태로든 문과 안의 단일화를 요구한다. 구체제 개혁과 이상 세계를 주장하는 안(安)은 ‘하늘’의 브랜드에 가깝고, 서민 중심과 남북평화 정책을 주장하는 문(文)은 ‘땅’의 브랜드와 가깝다. 문과 안이 ‘하늘∙땅’ 놀이로 승자를 결정한다고 하자. 그러나 ‘하늘∙땅’ 놀이로 단일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1) 자연 방식이 아닌 인위적 방식은 단일화 룰 정하기와 결과에 대한 승복이 어렵고 패자 측의 감정적 이탈이라는 후유증 발생으로 단일화의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 2) 다수가 참여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누구도 장담을 못하기에 문과 안이 쉽게 잔인한 게임 속으로 빠지기 어려울 것이다. 억울하게 질 바에는 결렬의 명분을 찾을지도 모른다. 3) 공정한 방식이 있을 수 없다. 단일화 규정과 규율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여론 조사 대상에서 박의 지지자를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박을 지지하면서 안과 문을 지지한다는 역 선택으로 엉뚱한 결과 초래) 4) 단일화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그동안 서로가 용서할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단일화가 어렵다면 3자 대결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 3자 대결은 손가락의 변화로 승자를 정하는 ‘가위∙바위∙보’게임을 닮았다. ‘가위∙ 바위∙ 보’는 3각 구조 정치게임처럼 세 개의 큰 패거리가 나뉘어서 서로가 승자독식을 추구하면서도 싸움, 협력, 중립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취한다. 가위∙바위∙보 게임의 속성을 닮은 3자 대결은 서로 물고 물리면서 승자를 결정한다. 3자 대결의 속성을 지닌 가위∙바위∙보 게임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손가락 3개를 감추고 2개만 펼치는 ‘가위’는 지혜로운 선택과 교체를 의미하고, 손가락을 모두 감아쥐는 ‘바위’는 야성과 개혁을, 손가락을 모두 펴 보이는 ‘보’는 덕성과 대통합을 의미한다. (지성은 덕성을 이기나 야성을 감당하지 못하고, 야성은 지성을 이기나 덕성을 이기지 못하고, 덕성은 야성을 이기나 지성을 제압하지 못한다.) 절대적인 우열이 존재하지 않는다.

3자 대결은 ‘가위∙ 바위∙ 보’ 게임처럼 상극(相剋)과 상극을 중화시키는 중간자가 함께 있다. 가위(정권 교체)와 바위(구체제 개혁)가 대립할 때 중간자인 보(대통합)가 개입하면 승부는 무효가 된다. (가위와 보가 대립할 때는 바위가 중간자, 보와 바위가 대립할 때는 가위가 중간자) ‘가위∙ 바위∙ 보’ 게임은 싸움을 하되 조화가 있고, 이기고 지는 우열이 정해져 있되 가위바위보 3가지가 모두 등장하면 우열은 무시된다. 상대가 무엇을 선택할지 모르기에 고정된 우열, 항상 승자가 되는 무기가 있을 수 없다. ‘가위∙바위∙보’ 놀이에서 승자가 되려면 싸우면서 협력하는 반전과 최적의 선택으로 경쟁을 피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도 상극을 중화시키는 중간자(캐스팅보드)를 확보하고, 민심의 중심인 3중(중도, 중년, 중부)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후보자가 최종 승자가 된다.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서 박, 문, 안의 필승 전략과 미래 모습을 짚어보자. 문과 안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단일화 패자들의 이탈이 있기 때문에 대선의 본질은 3자 대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3자 대결의 본성을 아는 캠프가 승자가 된다. 박, 문, 안의 3자 대결로 간다고 박의 승리를 예상하지 못한다. 인간은 부족과 불리함을 느끼면 더 긴장하면서 결집을 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자기 정치노선을 명확히 하고(지금의 정책은 구분과 차별성이 없다. 선명한 3-4개의 핵심정책 부각), 부당한 꼼수를 부리지 말고 정도를 걷는 캠프가 이긴다. 문과 안의 캠프는 단일화에서 이겨서 반사 이익을 보려고 하는 순간에 전투에서는 승리할지 몰라도 전쟁에서는 진다. 오로지 3자 대결에서 1위를 하겠다는 진검 승부 정신을 가져야 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바위(구체제 개혁)가 가위(정권 교체)를 이기지만 바위(개혁)는 보(대통합)를 이기지 못한다. 

이기고 짐이 조화로운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대선에서 이기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아보자. 

져주면서 이기는 지혜(知慧)를 선택하자. 표가 급하다고 국민을 속이려고 하지말자. 국민에게는 솔직하게 져주면서 대외 정책으로 이기는 지혜를 발휘하자. 그렇다고 나라 곳간의 여력도 모르면서 다 퍼준다고 무책임한 공약은 하지말자. 개인의 행복과 개인 경제는 국가도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상대 후보가 나를 이기겠다고 ‘바위’를 내면 일부러 ‘가위’를 내서 져주자. 지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기기 때문이다. 승리를 한다면 모순과 괘씸죄를 처단하는 감정의 칼을 버리고 아픔과 상처를 봉합하는 포용의 칼을 잡겠다고 약속하는 후보가 승자가 된다.  

신중하고 신중하자. 가위바위보 판에서 가위와 보를 동시에 내지 못한다. 하나만 선택할 수 있고 한 번 결정된 결과는 승복해야 한다. 지지하고 후원하는 유권자, 후보자, 선거관리 종사자, 캠프 종사자 등 대선 선거판에 관심을 갖는 모든 사람은 나의 판단과 결정이 정말로 국가의 대의와 발전을 위한 명분이 있고, 미래 국가 발전에 기여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따져보고 결정하고, 이미 다수의 뜻으로 결정된 일이라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져주면서 이기는 배짱, 손해를 보더라도 대담할 수 있는 성숙함, 내 것마저 내려놓는 용기가 있고, 세상은 서로 함께 사는 공간임을 믿는 후보자와 캠프가 최종 승자가 된다.
  아닐 때는 단호(斷乎)함을 선택하자. 조직을 이끌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선과 악의 애매함도 있고, 설명으로 설득하기 어려운 가치도 있다. 병든 사과가 먼저 익듯 아닌 것일수록 아름답고 편해 보인다. 승리에 눈이 멀어 아닌 것을 선택하면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해야 뒤탈이 없다. 무지한 바위가 가위의 현란함을 잠재우듯, 복잡함을 단순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것저것 따질수록 서로 복잡하고 괴롭다. 엉킨 실타래를 풀려면 자를 부분은 잘라야 한다. 옳지 않으면 버리고, 옳아도 상대가 요구하면 양보하고, 시간과 힘에 맞서지 않는 지혜로운 후보자가 승자가 된다.

생각과 마음들이 다르기에 평소에도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해관계의 판이 클수록 다툼은 전쟁 수준이다. 실존의 적(敵)은 긴장감을 주면서 신중하게 만들고 관용을 배우게 하지만, 이해관계 때문에 스스로 적을 만들면 많은 것을 잃는다. 자국의 의지를 타국에 강요하면 전쟁이 되고, 조직의 이익만 앞세우면 분쟁이 되고, 대선 승리 때문에 악의 있는 과거 스토리를 만들고, 고의로 해코지를 하고,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짓을 하면 평생의 원수가 된다. 대선은 자기 백성을 사랑으로 아끼고 덕으로 존중하는 큰 일꾼을 뽑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이번 대선은 개인 간의 불통의 벽, 세대 간의 불신의 벽, 남북 간의 분단의 벽을 깨트릴 영웅을 뽑는 마지막 기회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에 웃는 후보는 누구일까?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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