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일반적인 차량의 디자인과 생산 방법은 거의 모든 메이커들에서 대량생산체제(大量生産體制)를 전제로 해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유사한 사용 목적을 가진 사람(소비자)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가격은 저렴해지고 품질의 균일화(均一化)를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개별화 된 용도나 특성을 가진 제품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산업이 가지고 있는 틀 속에서도 규격화되지 않은 특수용도의 자동차들을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부분의 특수 용도의 차량들은 대개는 수요는 적지만 필요한 역할의 구급차, 소방차, 각종 중장비, 견인차, 그리고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량 생산 방식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캠핑카와 같은 레져용 차량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특수 차량의 공통점은 자동차로써의 기능 이외에도 사용되는 목적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각 기능 별로 고도의 성능이나 기술의 장비와 구조가 요구되거나, 혹은 세분화 된 용도에 따라 ‘맞춤’ 형태의 구조가 요구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포드 모델 T를 이용해 제작된 앰뷸런스, 1916년  - 출처: 위키백과


 

한편 이처럼 특수한 용도로 개조되어 우리들의 생활에 비교적 가깝게 존재하고 있는 차량들 중에서 구급차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구급차는 15세기 스페인의 군에서 마차를 이용해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를 처음 수송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민간에서는 1830년대부터 이용됐다고 한다. 이후 19세기 말에 자동차가 발명되면서 20세기 초부터 개발되어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국의 신시내티(Cincinnati) 주의 병원에서는 1865년부터 환자수송을 시작하였고, 뉴욕에서는 1870년에, 그리고 런던에서는 1879년부터 구급마차를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 후 구급차라는 유형의 자동차가 급속히 정착되어, 각국의 도시에서는 공중보건 업무의 하나로서 병원, 적십자, 경찰, 소방서 또는 복지단체에 의하여 구급차가 운영되고 있다.

 

 


지붕이 높지 않은 일반 구급차


 

구급차의 종류에도 상병자(傷病者)를 수송하는 일반구급차, 사고현장에서 병원으로 수송하는 도중에 자동차 속에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거나 수술 등 필요한 치료를 할 수 있는 특수 구급차 등이 있어, 환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차종을 출동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 수송을 주로 하는 구급차에는 의사가 동승하지 않지만, 상처나 출혈에 대한 구급용 붕대, 지혈대, 골절환자를 위한 부목(副木), 구명을 위한 인공호흡기, 산소주입기 등이 비치되어 있고, 훈련된 구급대원이 병상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응급조치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붕을 높게 개조한 특수 구급차량의 모습


 

우리나라의 구급차 운영은 국군의 창설과 더불어 군에서 시작되어 민간에 확대된 점은 세계의 구급차 발달과정과 비슷하다. 현재 전국의 종합병원을 비롯하여 일반병원에서도 구급차를 운영하고 있는데, 1980년대부터 정부의 원조로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구급차를 대기시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급센터의 운용만으로는 위급한 환자의 수용․수송이 미흡하여 서울시에서는 1982년 3월 1일부터 시내 각 소방서에 구급차를 배치하고 위급한 환자가 있을 때는 119번에 연락하면 언제든지 긴급 수송하도록 조치하고 있고, 현재 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응급차량은 법령에 의해 “구급차의 기준 및 응급환자 이송업의 설치 등 기준에 관한 규칙”에 그 근거가 있으며, 또한 국제적으로도 각 국의 교통환경 및 사회특성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응급 차량은 환자 수송용 차량과, 실내 공간을 확대해서 의료기기를 탑재한 특수 구급차 등으로 구분된다.




특수 구급차의 실내 공간







특수 구급차의 실내




- 특수 구급차의 실내는 의료장비 수납함. 이동조명장치, 의자, 의료용 산소탱크, 강제 환풍기, 주 들것과 보조들 것, 휴대용 약품상자, 수혈병 걸이, 전원공급장치, 싱크대 및 물탱크, 혈압계, 패널식 전자동 산소인공재생기, 전기공급 콘센트 등을 설치하고 있다. 그리고 이 밖의 구조적인 요구조건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 구호사 좌석 설치

- 운전석과 칸막이 설치로 환자실 실내공간을 2,500mm(길이)×1630mm(폭) 확보

 

국내에서는 과거에 119 구급대 등에서 응급구조용 차량은 법령에서 요구하는 실내공간의 크기를 만족시키기 위해 1톤 화물차량의 적재함을 박스 형태로 만든 캐빈을 별도로 설치한 차량이 사용되었었으나, 이 차량은 차체 폭이 넓어서 좁은 골목길 등의 통행이 용이하지 않으며, 1톤 적재량의 화물차량의 성능 특성 상 기동성이 높지 않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일반용 승합 차량의 지붕을 높인 차량이 개발되어 점차 대체되고 있다.
 

 


후드 면에는 뒤집힌 글씨로 새긴다


 

한편 구급차량의 앞면에는 ‘AMBULANCE’ 라는 문자를 뒤집힌 형태로 쓰게 되는데, 이것은 긴급 운행 시 앞 차가 리어 뷰 미러를 통해 구급차를 볼 경우 글자가 올바른 모양으로 보이도록 해서 앞 차량 운전자로 하여금 도로 확보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절대로 글자를 잘못 새겨 넣은 것이 아니다. 우리들이 일상 생활에서 운전 중에 뒤에서 달려오는 구급차량을 발견하면 1초라도 빠르게 길을 양보해야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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