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색깔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지금까지 주요 색깔들을 골라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시리즈(?)의 마무리로써 가장 열정적인 색이라고 할 수 있는 빨강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페라리는 빨간색이 대표 이미지다

 

일반적으로 레드(Red), 소위 빨강은 스포츠카의 색으로 인식된다. 그것은 빨간색이 강한 개성을 나타내고, 같은 차라고 하더라도 더 고성능의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페라리는 최초의 시판 차량 이후 지속적으로 이탈리안 레드(Italian Red)를 사용해 왔으며, 대부분의 페라리 모델은 이탈리안 레드(Italian Red)를 대표 컬러로 선정한다. 물론 360모데나같이 노란색을 대표 모델로 내놓는 모델도 있긴 했었다.

 

 


빨간색의 페라리 캘리포니아 쿠페


 


푸른색의 페라리 캘리포니아 쿠페


 

그런데 페라리에 사용되는 ‘이탈리안 레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빨간색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데, 그것은 색채를 구성하는 색료(色料) 중에서 보라색의 함량이 약간 더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탈리안 레드는 밝은 태양 빛 아래에서 보게 되면 약간 핑크(pink)빛이 도는 듯한 인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빨강은 소위 ‘중국집 빨간색’ 같은 색인데, 이 색에서는 이탈리안 레드에 비해 보라색의 함량이 적다. 그래서 조금 ‘뜨거운’ 느낌이 나는데, 페라리의 이탈리안 레드는 보라색이 섞여 있어서 상대적으로 차갑고 세련된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페라리의 이탈리안 레드는 시기별로 보라색의 함량이 조금씩 변화되는 특징을 볼 수 있는데, 1980년대부터는 그 이전에 비해 보라색의 느낌을 좀 더 강조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페라리는 엔진에도 빨간색을 쓴다


 

아무튼 그래서 빨간색으로 대표되는 차량은 페라리의 모든 모델이다. 페라리는 차체 이외에도 엔진의 실린더 헤드 커버(Cylinder head cover)와 인젝터 포트(Injector port) 등의 부품에도 빨간색을 쓰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페라리의 ‘테스타로사(Testa Rossa)’ 같은 모델은 이태리어로 그야말로 ‘빨간 머리’ 라는 이름을 가지기도 한다.

 

 



빨간색을 강조했던 마세라티 쿠페



알파로메오도 빨간색이 대표 이미지다


페라리 이외에도 빨간색은 스포츠카 모델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주된 컬러로 선택하고 있는 곳은 페라리가 가장 원조 격이다. 이 밖에도 역사적으로 페라리와 관련이 있는 알파로메오(Alfa Romeo)를 비롯해서 지금은 피아트 그룹으로 합병돼서 페라리와 같은 회사나 마찬가지인 마세라티(Maserati) 도 빨간색을 대표 컬러로 사용하기도 한다.






라페라리의 헤드램프


그런데 빨간색은 강렬하기는 해도 색 자체는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크롬도금 된 몰드(mold)나 검정색의   장식품이나 몰드, 혹은 헤드램프와 같은 부품들과 조합되면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또한 곡면을 가진 차체에서 빛의 반사에 의한 거울효과가 잘 나타나므로, 빨간색이 어울릴 경우에 검정색도 잘 어울린다. 한편 빨간색은 차체 면의 미세한 입체적 변화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차체의 입체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흰 색의 경우처럼 유리창의 형태나 헤드램프의 형태를 강조한 인상적인 디자인이 효과적이다.

 

 



페라리는 빨간색이 대표 이미지다

 

그런 한편으로 빨간색의 차가 속도위반을 더 많이 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보면, 정열적인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속도 광들이 많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빨간색의 차가 더 눈에 잘 띄어서 더 쉽게(?) 단속되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기는 하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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