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말 - 자화상

입력 2012-08-26 14:53 수정 2012-08-26 14:56


무용지변(無用之辯: 쓸데 없는 말 )- 자화상



명심보감 정기편 제 15 장에 보면 순자왈 (荀子曰) 무용지변(無用之辯)과 하급지찰(下急之察)을 기이물치(棄而勿治)하라는구절이 있다. 이 뜻은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아니한 일은 버려두어서 다스리지 말라는 뜻이다.



사람과 만나면서 쓸데없는 말은 필요치 않을뿐 아니라 심하면 감정을 상하기 쉽고 오해를 살 수 있으며 심지어는 큰 허물을 범할 수 있다. 또 자기의 교양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급하지 않는 일을 서두르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자화상

                                                                    노천명



5척 1촌 5푼 키에 2촌이 부족한 불만이 있다. 부얼부얼한 맛은 전혀잊어버린 얼굴이다. 몹시 차 보여서 좀체로 가까이하기 어려워한다.
그린 듯 숱한 눈썹도 큼직한 눈에는 어울리는 듯도 싶다마는……
 전 시대 같으면 환영을 받았을 삼단 같은 머리는 클럼지한 손에 예술품답지 않게 얹혀져 가날픈 몸에 무게를 준다.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 자고 괴로워하는 성격은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을 게다.
 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버리는 서글픈 버릇이있다 세 온스의 '살'만 더 있어도 무척 생색나게 내 얼굴에 쓸 데가 있는 것을잘 알 것만 무디지 못한 성격과는 타협하기가 어렵다.
 처신을 하는 데는 산도야지처럼 대담하지 못하고 조그만 유언비어에도 비겁하게 삼간다 대(竹)처럼 꺾어는질망정
 구리(銅)처럼 휘어지며 구부러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

 



  노천명의 시로 자기의 외모적 특징과 성격을 성찰하고 있는 작품이다. 키는 약 156cm로 갸날프고 복스러운 인상이 아니라 찬 인상을 주고 눈이 크고 삼단같은 머리카락을 지닌 외모다. 성격은 예민하고 내성적이며 직선적이고 비타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소극적이고 조심성이 많아 세상과 화합하지 못하는 면이 많은 성격이다. 그러나 지조있는 성품을 과시하며 은근한 자부심을 보이고 있는 시이다.



노천명의 이 작품을 보면서 자기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떤 외모를 갖고 있고 내 외모는 남들한테 어떻게 보이고 내 성격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객관적인 판단 다음에 자기가 살고 싶은 세상에 대해 설계도 하고 고칠 건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과 행동들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자존감과 가치관이 세워지지 않나 싶다. 그래야 쓸데없는 말과 행동의 기준도 세워지고 하지 않음으로써  훨씬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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