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음(寸陰 - 짧은 시간) - 인타임

명심보감 성심편 ․下에 27장에 보면 척벽비보(尺璧非寶)요 촌음시경(寸陰是競)이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한 자나 되는 구슬이 보배가 아니다. 한 치의 시간을 다투라는 뜻이다.

이 글은 아무리 척벽(尺璧: 한 자나 되는 구슬)이라 해도 시간의 귀중함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촌음을 아껴 부지런히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글로,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처럼 시간의 귀중함을 강조한 글이다.

영화 「인타임」은 시간이 곧 돈이 된 세상을 그린 공상과학영화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만 25세까지만 늙고 그 이후로 늙지 않고, 잔여 시간 1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버스를 타고, 집세를 내는 등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시간으로 지불한다. 하지만 가진 시간을 다 써버려 시계가 ‘0’ 이 되는 순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주인공 윌 살라스는 시간빈민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청년으로 우연히 헤밀턴이라는 사람을 술집에서 만나고 시간도둑으로부터 헤밀턴을 구해주게 된다. 그 댓가로 윌은 그에게서 100년이라는 시간을 선물 받는다. 그러면서 헤밀턴으로부터 그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고 그것에 맞서 실비아라는 부잣집 딸과 사랑도 하면서 함께 사회의 시스템에 도전한다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는 커피 4분, 버스요금 2시간, 스포츠카 59년 등 모든 것이 다 시간이 돈으로 구체적으로 환산하여 계산된다. 영화에서 가장 시간이 극적으로 보였던 부분은 주인공의 엄마가 인상된 버스요금으로 인하여 차비가 부족해서 죽는 부분이다. 그녀는 남은 시간이 없는 까닭에 도착하면 지불하겠다고 버스기사에게 부탁하지만 버스기사는 규칙이라고 하면서 그냥 떠난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지만 1초가 부족하여 아들의 눈앞에서 죽게 된다. 물론 이것은 영화에서는 그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점을 주인공이 절실히 인식하는 하나의 동기적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 만든 대목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또한 타임키퍼를 피해 도망다니면서 윌과 실비아는 때때로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이 생긴다. 그때에 그들은 하루가 얼마나 긴가를 보여주고 있고, 몇 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그냥 낭비하는 시간도 많은데 시간을 이렇게 물질화시키니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시간을 가졌다고 인생이 즐거운 것은 아닌 것을 보여준다. 윌이 헤밀턴에게 시간을 선물로 받으면서 십년지기 친구에게 10년이란 시간을 선물로 준다. 그런데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친구의 시간을 좀 나눠 받기 위해 찾아가는데 이미 친구는 그 시간들을 술로 낭비하다가 죽고 없었다. 또한 시간이 많은 부자들도 매일 같이 무료한 일상을 달래기 위해 도박, 놀이를 즐길 뿐, 시계를 보면서 빈민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이것을 보면서 사람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 짧더라도 낭비하지 않고 부지런히 많은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럴 때 진짜 삶은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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