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화목하다 - 집으로

입력 2012-04-21 17:21 수정 2012-04-21 17:24


가화( 집안이 화목하다 )

                                                                                           집으로



명심보감 성심편에 보면 가화(家和)면 빈야호(貧也好)어니와 불의(不義)면 부여하(富如何)오 단존일자효(但存一子孝)면 하용자손다(何用子孫多)리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뜻은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거니와 의롭지 않다면 부유한들 무엇하랴 . 다만 한 자식이라도 효도하는 이가 있다면 자손이 많아서 무엇하랴는 뜻이다.



이것은 집안의 화목하다면 가난해도 행복을 느낄 수 있고 또 가난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이 부유한 것이 좋으나 옳지 않은 방법으로 부유해진다면 양심에 가책을 받아 마음이 괴롭다는 것과 한 사람이라도 효도하는 자식이 있으면 많은 자식이 필요하지 않다는것이다.



정말 오래전에 보았던 <집으로>라는 영화를 다시 보았다. 지금은 많은 누님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유승호가 이 영화속에는 아주 어린 아이였고 “ 개구쟁이 7살 엄청 연상녀와 귀 (?) 막힌 동거를 시작한다. ” 라는 카피문구처럼 아주 엄청난 동거가 시작되는 영화이다.



엄마는 형편이 어려워지자 잠시 상우만 외할머니 댁에 맡기려고 시골집으로 간다. 그 집에는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외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신다. 서울아이로만 살아온 상우에게 시골은 전자오락기의 밧데리도 없고 치킨도 햄버거도 없었다. 그런 불만을 외할머니에게 드러내지만 외할머니는 단 한번도 나무라지 않는다. 그런 할머니의 사랑을 나중에는 상우도 안다. 그리고 얼마 후 엄마가 데리러 와서 서울로 가는 것에서 끝나는 영화이다.



어렸을 때 잠시 시골에 살았었다. 영화속에서는 내가 살던 그 시골보다 더 시골마을의 모습이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 집도 저렇게 밖에 화장실이 있었고, 펌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물지게로 져다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물지게가 있었다. 또한 우리 집은 아니었지만 우리 윗집이 상우외할머니네 집처럼 생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다. 근데 내가 살던 그 동네는 부천 근처였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은 서울보다 더 화려운 도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유년의 기억들이 계속 오버랩되었고 할머니에 대한 기억도 생각났다.



요즘 아이들에게 할머니에 대한 것을 묻는다면 참 특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우선은 같이 살지 않는 가정들이 대부분이고 같이 살아도 아이들이 학교 끝나면 곧바로 학원에 과외에 참 바쁘다. 근데 논어 학이편에 보면 자왈 (子曰) 제자입즉효(弟子入則孝)하고 출즉제(出則弟)하며 근이신(謹而信)하며 범애중(汎愛衆)하되 이친인(而親仁)이니 행유여력(行有餘力)이어든  즉이학문(則以學文)이니라는 구절이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들어가서는 효도하고 나와서는 공손하며 삼가고 성실하게 하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사람과 친하게 지내야 하니, 이를 다 행하고 남은 힘이 있거든 그때 학문에 힘써야 한다."고 한다고 말이다. 이 구절은 공자님이 생각하기에 공부라는 것이 단지 책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전인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은 이 전인교육의 기본적 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도 듣고 함께 같이 사는 법을 배워주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살 상우도 처음에는 외할머니가 밧데리도 안사준다고 하면서 할머니 신발 숨겨서 할머니는 맨발로 다니시고, 그 전자오락기 밧데리 산다고 할머니 비녀 몰래 빼들고 나가지만 나중에 떠날 때는 할머니가 못하시는 바늘에 실을 많이 꿰어 두고 떠난다. 그리고 할머니 안들리셔서 전화도 못하니까 “보고 싶다”는 등 사연을 적은 엽서를 잔뜩 남겨 그냥 보내기만 하는 엽서를 주고 간다. 그리고 울면서 할머니 아프면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편지 보내면 자기가 온다고 하면서 간다. 상우가 배운 것처럼 우리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외할머니는 정말 가난했다. 그런데 그런 할머니가 고생해서 만든 나물과 야채를 장에 나가 팔아서 상우 신발도 사주고 상우 혼자만 짜장면도 사먹이시고 그리고 차비도 없어서 할머니는 상우만 혼자 버스에 태워 보내고 집에까지 걸어오신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속에서 가난도 사랑 앞에서는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 중요한 것이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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