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알지 못한다.- 저녁에

입력 2011-09-19 18:57 수정 2011-09-20 00:14


부지심(不知心:마음은 알지 못한다)

- 저녁에



명심보감 성심편에 보면 화호화피난화골(畵虎畵皮難畵骨)이요 지인지면부지심(知人知面不知心)이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범을 그리되 가죽은 그릴 수 있으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지만 마음은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요즘의 핫 이슈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되는데 페이스 북, 트위터 , 미투데이 등 소셜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맥을 쌓는다고 한다. 하긴 실시간대로 자기 생활의 모습과 생각을 노출시키고 다른 사람도 또한 그렇게 하여서 공유된 정보를 통해 사람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것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시가 생각난다.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사람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 시는 뉴욕에 살고 있던 화가 김환기가 친구였던 김광섭의 시를 읽다가 영감을 받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마지막 구절과 같은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던 시이고 유심초가 노래로 불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시일 것이다.









이 시는 1연에서는 별과 내가 만나고 그 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2연에서는 별과 나의 관계가 없어지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다 마지막 연에서는 다시 불교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한다.


1연과 3연은 이해가 잘된다. 1연의 별 하나라는 의미가 화자가 만나고 관계를 맺는 존재들의 소중함을 표현하다고 할 수 있고, 그런 사람들과 늘 세월이 지나고 상황이 변해도 계속 만나고 싶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관계가 멀어지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볼 때 바로 이 명심보감의 구절처럼 사람의 마음은 잘 모르는 것인데  친하다고 하면서 그냥  겉모습만 아는  사이일때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2연에서 많은 생략이 있지만 그런 만남에 대한 경계를 한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 내가 수업시간에  들은 이야기중에도 페이스북에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지 숫자를 통해 그 사람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것은 단지 숫자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살면서 그 사람의 마음이 궁금할때가 많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의심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얼굴만 아는 만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그 사람한테 나의 마음을 다 보여주고 있는 건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겠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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