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도(不知道: 도의(道義)를 알지 못한다.)

- 세얼간이

명심보감 근학편에 보면 예기(禮記) 왈(曰) 옥불탁(玉不琢)이면 불성기(不成器)하고 인불학(人不學)이면 부지도(不知道)니라 그 뜻은 ≪예기(禮記)≫에 말하였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의(道義)를 알지 못한다.” 는 것이다.

요즘 상영하는 영화중에 인도영화인 <세 얼간이>라는 영화가 있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곳에서 늘 관습에 도전하는 란초를 중심으로 하여 아버지가 정해준 공학자가 되기 위해 사진작가의 꿈은 포기하고 공학 공부를 하는 파르한, 병든 아버지와 가난한 식구들을 위해서 출세를 해야 하는 라주가 뭉쳐 꿈과 자신들만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은 우선 공부이다. 성공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경쟁을 요구하는 바이러스 선생님을 보면서 요즘 한참 문제되었던 카이스트도 생각해보았고 정말로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학교가 개념적 지식과 이론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것은 인도의 문제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의 현실을 닮았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비판과 더불어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영화속의 대목에서 보면 라쥬와 친구들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왜 란초가 공부를 잘하고 다른 친구들은 잘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란초는 간단하게 자기가 공부를 잘하는 것은 그것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너의 재능을 따라가란 말이야. 마이클 잭슨의 아버지가 아들더러 복서가 되라고 했다면, 무하마드 알리의 아버지가 아들더러 가수가 되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그건 재앙이지”하면서 파르한은 공부보다는 사진을 사랑하고 그 곳 일을 해 보고 싶기 때문에 라주는 가난한 가족 때문에 늘 불안해서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믿고 한다면 다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주는데 그것은 좋은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는 것, 무엇을 한다가 아니라 내가 참 지금 좋고 잘 산다는 것으로 나는 이것이 또한 명심보감의 도의(道義)의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속에서도 나중에 파르한은 자기가 원하는대로 좋은 사진집을 내었고 라주도 좋은 집에서 아내와 잘살고 있듯이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모두가 함께 좋은 삶을 살도록 서로 도와주는 것인데 라주의  아버지가 돌아가실만큼 위급해지자  란초가 아들처럼 아버지를 병원에 모셔다 주고 간호해주는 것, 세 친구가 바이러스 선생님 집 앞에다가 노상방뇨를 하다가 라주가 얼굴을 들킨다. 그래서 정학을 맞게 됐을 때 선생님이 란초도 같이했다는 증언을 해주면 너를 면제해준다고 했을 때 고민하던 라주가 결국은 건물 밖으로 떨어지고 그런 라주를 위해 정성껏 간호하던 모습, 그리고 무사히 졸업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서로 도와주던 모습들을 통해서 그들은 공부만 잘하는 수재들이 아니라 의리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것의 도의(道義)의 또 다른 뜻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다 외우는 주문이 있는데 “알 이즈 웰”이다. 모든 것이 다 잘될 거라는 믿음이다. 이 주문은 영화곳곳에서 효력을 발생한다. 나에게도 늘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알 이즈 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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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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