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綠之人: 하늘은 녹없는 사람을 내지 않는다 )

- <최종병기 활>

명심보감 성심편에 보면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綠之人)하고 지불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것은 하늘은 녹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름이 끝나가는 무렵이다. 인터넷에서 <최종병기 활>이라는 작품이 개봉 12일만에 300만이 넘었다는 것을 읽고 어떤 영화인가 싶어 보러 갔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리고 누이동생 자인과 함께 남이는 아버지친구의 집에서 큰다. 그러다가 아버지 친구의 아들과 자인은 혼인을 하는데 그날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자인과 신랑이 포로로 잡혀가고 만다. 남이는 혼자 누이를 구하러 청나라까지 가서 그들을 구해온다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것은  2시간정도 하는 영화인데 주인공으로 나온 박해일도  대사가 거의 많지 않았고 그와 맞서는 인물로 나온 쥬신타로 나온 류승룡의 대사도 거의 없다. 거의 다 배우들의 움직이는 동선과 표정, 눈빛만으로 처리되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느낌이 강하게 각인된 영화이다. 그리고 그런 면들 때문에 모든 인물들이 다 하나의 개성적 인물로써 살아났단 생각이 든다. 그것을 보면서 바로 그게 우리네 삶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우리 인생의 중요한 배역들을 맡고 있다. 그것이 정말 하나의 지나가는 인물들이고 대사 없는 배우들이지라도 그 영화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영웅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영웅의 탄생은 대단한 의지나 누군가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영화속에서처럼 바로 내 동생을 지키고자 하는 오빠의 마음, 즉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감독은 그래서 제목도 활궁(弓)이 아니라 살활(活)자를 썼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최종병기이다. 그러니까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려고 하는 의지, 할려고 하는 의지, 이런 것이 나의 삶을 결정하는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싶다. 그래서 하늘은 하늘은 녹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는 구절처럼 사람은 누구나가 다 태어난 것만으로도 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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