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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의 예절 ㅡ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부인지례(婦人之禮: 부인의 예절 )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명심보감 부행편에 보면 태공(太公) 왈(曰) 부인지례(婦人之禮)는 어필세(語必細)니라는 구절이 있다. 그 뜻은 태공이 말하였다. “부인의 예절은 말소리가 반드시 가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부녀자의 말소리는 어디까지나 가늘고 조용해야 하는 것으로 부녀자의 행동거지는 수줍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이 지금 상연중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의 걸작을 남긴 작가로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이고 사상가였던 톨스토이에 관한 영화이다.



줄거리는 톨스토이의 개인비서였던 발렌틴의 시선을 통해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톨스토이의 마지막 1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신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톨스토이와 그를 사랑하면서도, 그런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인과의 갈등을 그렸다. 그리고 그 때문에 집을 나간 톨스토이는 아스타포보 역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끝난다.   



이 영화는 톨스토이가 신념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는   톨스토이의 위대한 사상인 톨스토이즘보다는 부부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결혼했어요라고 물어보면 가끔 어쩌다보니라는 대답을 듣는다. 근데 이 영화를 보면서 부부란 어쩌다 만나는 사람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은 나중에 톨스토이가 부인과 의견충돌로 인해 집을 나가게 되고 결국은 집으로 못 온 채 죽게 된다. 그런데 그런 그들도 처음에 결혼을 시작할 무렵, 톨스토이는 영혼의 교감을 느꼈고 너무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고 발렌틴에게 이야기한다. 부인도 또한 전쟁과 평화를 쓸 당시 자기 외에는 톨스토이가 쓴 글자를 아무도 못 읽어서 자기가 6번이나 고쳐 썼고 그 작품을 쓸 때 자기가 많은 조언을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임종 전 톨스토이에게 부인이 사랑하냐고 묻고 그러면서 사랑한다고 자문자답하는데 그 말을 듣고 마지막으로 눈을 뜨고 아내를 보던 모습을 보면서 부부로 산다는 것이 말로는 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너무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명심보감의 “부인은 말소리가 가늘어야 한다”고 하는 이 구절을 보면서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자에게 순종적인 모습만을 강요하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부부란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 만나는 것이고, 함께 많은 일들을 겪는  운명 공동체로서 서로 이해하고 살라는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까닭은  인류전체를 구원하겠다는 큰 뜻을 품은  톨스토이와는 달리  아내는 남편만을 사랑했고 그 사랑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기 주장을 계속 내세우다 보니 목소리가 커지고 자꾸만 싸우게 된다. 조금만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면  톨스토이의 개인적인 행복뿐만이 아니라  인류를 위해 더 좋은 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부부란 태어나기 전부터 삼신 할머니가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한 땀 한 땀 운명의 끈을 엮어 놓은 사람들이 아닐까 . 그중에서도 명심보감에 이렇게 부인의 예절이라는  구절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아내의 역활이 부부 사이에는 더 큰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한쪽만 잘한다고 행복한 가정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서로가 서로에 대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이해해주고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 사람 때문에 인생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닐까.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했고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가족모티프와 근대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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