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불경일사(不經一事: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에 보면 불경일사(不經一事)면 부장일지(不長一智)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뜻은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도 자라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구절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절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그 많은 일들을 경험하면서 무슨 생각들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는가에 곰곰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경험들을 통해 어떤 지혜를 얻었는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시가 생각난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님의 시로 지나간 삶을 반성해보면서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내용의 시이다. 시인은 모든 지나가는 일을 소중하고 귀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노다지로 표현한다. 아니 노다지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요즘에 나는 경험되어지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라도 모두가 다 나의 성장을 위해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쁜 일도, 힘든 일도 모두 다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시인도 했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시인은 지나간 삶의 시간들에 대해 자신이 대처했던 삶의 모습을 하나 하나 따져본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반벙어리”로, 무관심했던 모습을 “귀머거리”로, 방관자적인 모습을 “우두커니”로 표현하며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해야 했어야 한다며 지난 삶에 대한 반성과 안타까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라고 표현한다. 즉 모든 순간은 다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근데 시인은 꽃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꽃봉오리라고 표현하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본다. 그것은 노력을 함으로써 충분히 변화될 수 있는 자신의 모습과 상황, 즉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해를 지나면서 경험했던 많은 일들을 생각해 보면 아쉬운 일이 너무 많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무심해서 지나쳤던, 아니면 나의 이기심 때문에 지나쳤던 그 일들을 생각하면 좀 더 열심히 말을 걸고, 열심히 귀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것을 하는 후회를  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간 일들을 아쉬워만 하지 말고 한 해 동안 내가 경험했던 노다지는 무엇이고 그리고 그 많은 일들을 통해 내가 앞으로 가꾸어내어야 할 지혜의 꽃봉오리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정현종 ( 1939-  )

서울 출생, 연세대 철학과 졸업. 1982년부터 2005년까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1965년에 『현대문학』에 박두진 시인이 3회 추천 완료하여 문단에 데뷔하였다. 

1978년「한국문학작가상」,1990년 「연암문학상」, 1992년 「이산문학상」, 1996년  「대산문학상」, 2001년 「미당문학상」, 2004년 「공초문학상」, 2004년 파블로 네루다 탄생 100주년 기념 메달, 2006년 「경암학술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사물의 꿈》(민음사, 1972), 《나는 별아저씨》(문학과지성사, 1978),《떨어져도 튀는 공처럼》(문학과지성사, 1984),《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세계사, 1989),《한 꽃송이》(문학과지성사, 1992),《갈증이며 샘물인》(문학과지성사, 1999),《견딜 수 없네》(시와시학사, 2003) 등이 있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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