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배운 사람이란 곧 세상의 보배이다.

 

학자는 내세지진이니라(學者는 乃世之珍이니라: 배운 사람이란 곧 세상의 보배이다.)

             – 일포스티노



 명심보감 근학편(勤學篇)에 보면 주문공(朱文公)이 왈(曰) 가약빈(家若貧)이라도 불가인빈이폐학 (不可因貧而廢學)이요 가약부(家若富)라도 불가시부이태학(不可恃富而怠學)이니 빈약근학(貧若勤學)이면 가이입신 (可以立身)이요 불약근학(富若勤學)이면 명내광영(名乃光榮)이니라 유견학자현달(惟見學者顯達)이요 불견학자무성(不見學者無成)이니라 학자(學者)는 내신지보(乃身之寶)요 학자(學者)는 내세지진(乃世之珍)이니라 시고(是故)로 학즉내위군자(學則乃爲君子)요 불학즉위소인(不學則爲小人)이니 후지학자(後之學者)는 의각면지(宜各勉之)니라


 이 뜻은 주 문공이 말하였다. “집이 가난하더라도 가난으로 인하여 학문을 폐해서는 안되고 집이 부유하더라도 부유함을 믿고 학문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가난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몸을 세울 수 있을 것이요, 부유한 자가 만약 부지런히 배운다면 이름이 빛날 것이다. 오직 배운 자가 현달 한 것을 보았으며 배운 사람으로서 성취하지 못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배움이란 곧 몸의 보배요, 배운 사람이란 곧 세상의 보배이다. 그러므로 배우면 군자(君子)가 되고 배우지 않으면 소인(小人)이 된다. 나중에 배우는 자는 마땅히 각각  힘써야 할 것이니라.”는 뜻이다.


 이 글은 배운 사람만이 입신출세를 할 수 있고 큰 사업을 이루어서 빛나는 이름을 길이 후세에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들어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배울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시와 관련된 수업을 하면서 <일포스티노>라는 영화를 자주 본다. 주로 직유와 은유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보는 영화인데, 그것 이외에도 나는 늘 이 영화의 주인공을 볼 때마다 배운다는 것의 무게를 깨닫는다.


 이 영화는 시인 네루다가 고국인 칠레로부터 추방당한 후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의 섬에 망명했던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그를 위해 특별히 채용된 우편배달부가 네루다를 만나 시를 배우고 그러면서 우정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작품이다.  


우선 내용을 좀 소개하자면 그 우편배달부의 이름은 마리오 루폴로이다. 그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음에도 별로 어부의 자질은 없었지만  착하고 순박한 사람이었다. 겨우 읽고 쓸 줄 알았던 그가 네루다에게 시를 배우면서  마을에서 제일 예쁘고 여관을 경영하고 있는 베아트리체를 만나 결혼을 한다.


그리고 결말은 좀 어이없이 끝난다. 네루다가 추방령 해제 통보를 받고 고국으로 돌아간 후 마리오는 사회주의 집회 때 민중시인으로 초청받아 네루다 선생을 위해 시 낭송을 하러 나가다 시위대에 의해 떠밀린 군중들에 의해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마리오에게 배움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첫 번째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수단이었다고 생각한다. 네루다는 다시 고향 칠레로 돌아가면서 몇 가지 물건을 남겨놓고 떠난다. 그리고 마리오에게 나중에 그것을 자기가 있는 데로 부쳐달라고 부탁하고 간다.  그 중에 하나가 녹음기인데, 마리오는 거기다가 섬의 곳곳을 다니며 그 곳의 아름다움을 녹음한다. 이것은 내 생각에는 가장 아름다운 시라는 생각을 한다. 또한 그 소리를 녹음한 것은 단지 그 섬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번째는 마리오는 순박한 시골사람으로 외부세계를 동경하는 인물이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보듯 이 곳  어촌 마을 사람들은 극장에 가서 영화로 세상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동경한다. 특히 마리오는 미국을 동경하는 인물이었다. 이런 그에게 먼 나라에서 온 유명한 시인인 네루다를 만나서 은유를 배우면서, 그가 자신과 주변을 스스로의 말로 표현해 나갈 줄 아는 사람으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즉 영화 속에서 보면 베아트리체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 또 늘 수동적인 위치에서 체념하며 살던 그가, 선거 때만 표를 얻으려고 선심공약을 남발하고 물이 부족한 이 섬에 급수장치를 마련해 준다고 하면서 선거 전에 공사를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공사를 중단하는 디 코시모라는 집권당의 의원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장면, 집회에 참여해 시를 낭송할려고 했던 것 등을 통해 마리오는 생활과는 무관한 문학적인 것이지만 은유를 배우면서 그의 삶의 모습은 완전히 바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리오가 정말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시를 배우면서 그가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보면서 배우고 실천하는 것 그것은 특별한 누군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