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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디자인에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

시장은 가장 빠르다. 그 시장에서도 빠른 것은 기업이다. 기업이 디자인에 승부를 건다는 것은 이미 소비자가 디자인을 원한다는 것이고, 시장에서 소비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디자인 요구를 수용하고, 때론 새로운 디자인 요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디자인에 승부를 건다는 것은 기업의 원가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기술과 기능을 포기한 채 디자인만 승부 거는게 아니라, 기술과 기능을 다 갖춰놓고 차별성과 변별력을 디자인에 맞춰서 승부를 거는 셈이니 실용적인 생산과 경제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보자면 비용이 더 들어가는 썩 달갑지 않음 게임이다. 달갑지 않아도 비용을 더 써가면서 디자인에 승부를 건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 것이다. 높아진 비용 보다 더 많은 수익과 더 많은 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수도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 만드는 성공한 마케팅의 힘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 즉 현재의 대부분 소비자들은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이미지를 생산과 소비하는데 익숙하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문명이 만들어낸 디지털 문화에서 이미지사회를 더욱더 보편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이미지로 드러나는 디자인은 아주 중요한 변별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기계제품을 사는 데서도 기술이나 기능보다 디자인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디자인에 승부를 걸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기술은 점점 보편화되고, 중국의 저가 생산 환경은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고 있다 보니, 디자인에 승부수를 거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과 인접한 대만과 한국의 디지털기기 관련 산업의 경우에는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디자인에 승부수를 거는 것 자체가 공격이면서 동시에 최선의 수비인 것이다. 중국은 디자인을 잘 베끼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창의적 접근에 다소 한계가 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중국의 산업 디자인 수준도 크게 향상되었다. 이제 중국산에서도 디자인 경쟁력이 드러날 시기가 멀지 않았고,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디자인에 더더욱 큰 투자를 해서 승부수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

기업에서 디자인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LG전자는 매년 역삼동 디자인센터에서 열려온 디자인성과보고대회를 2007년부터  ‘디자인페스티벌’로 부른다. 김쌍수 당시 LG전자 부회장에 의해 제안된 것으로, 딱딱하고 형식에 얽매인 성과보고를 축제처럼 다같이 즐기는 기회로 만들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덕분에 행사분위기도 달라졌고, 보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디자인 환경이 만들어지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자체가 디자인을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고려하느냐를 반증하는 것이다. 2008년에 구본무 LG회장의 ‘디자인 경영’ 선언 이후 LG전자 디자인센터와 계열사의 디자인 현장에 대한 경영진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고, 김쌍수 부회장에 의해 제품 개발 및 생산, 마케팅, 홍보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자인 중심으로 진행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고 한다. 

디지털로 비용을 줄여 디자인에 투자하고 있다. 디지털은 진화하면 할수록 원가를 줄여주지만 디자인은 원가를 늘린다. 따라서 두 개의 결합은 경제적 결합이자 상호보완인 셈이다. 기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줄어드는 비용을 디자인에 쏟아야 한다. 줄어든 원가만큼 가격을 낮추기보다 줄어든 원가만큼 투자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같은 값으로 파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과거의 소비자들은 가격대비 성능을 원했지만 미래의 소비자는 가격대비 디자인을 원할 것이다. 이미 성능은 보편화되었으니 승부는 디자인에서 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입장에서 디자인 투자는 비용증가가 아니라 디지털로 줄어든 비용의 활용이자 기회비용의 지출인 셈이니 결코 비용증가로 손해를 보는 상황은 아니다. 디자인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디지털의 경쟁력도 디자인과 결합하지 못하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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