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만나면서 가끔 말을 하다가 보면 화가 나는 경우가 있다. 너무 화가 날 때 당연히 화를 내겠지만 그리고 나서 후회를 한 경험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화를 참는 다는 것이 쉽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는 사람 중 한 분은 일정기간이라도 묵언수행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기도 쉽지 않는 일이다.

‘ 격몽요결(擊蒙要訣)은 선조 10년(1577) 율곡이 본격적으로 학문을 공부하려는 제자들에게 학문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자 저술한 책이다. 격몽(擊蒙)’이란 몽매(蒙昧)한 이들의 지혜를 계몽하여 주는 일, 즉 교육을 말하며 ‘요결(要訣)’이란 그 일의 중요한 비결이라는 뜻으로 거기에 보면 구사( 九思)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사자소학에도 나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시사필명(視思必明)하고 청사필총 (聽思必聰)하고 ,색사필온( 色思必溫)하고,모사필공(貌思必恭)하고, 언사필충(言思必忠)하고, 사사필경 (事思必敬)하고 , 의사필문 (疑思必問)하고, 분사필난(忿思必難)하고 견득사의(見得思義)니 시위구사( 是謂九思)니라.

이 뜻은 눈으로 볼 때는 반드시 명확할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편견이나 겉모양만 보지말고 깊이있게 보라는 뜻이다. 귀로 들을 때는 총명한 지혜로 알아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얼굴 빛은 항상 온화하게 가져야 하고 몸가짐은 반드시 공손하게 해야 한다. 말에는 반드시 진실한 것을 생각하고 일에는 반드시 신중할 것을 생각하고,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물어서 깨달아야 한다. 분하여 몹시 성내고 그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그대로 분출하면 반드시 화를 낸 뒤에 어려운 결과가 생길 것이다. 이익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을 말하여 아홉가지 생각이라 한다.

이이는 여기에서 화에 대해서 참을성을 가지고 대처하고 다른 생각의 방법과 함께 지혜롭게 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 구절을 처음 읽었을 때 나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고 실천을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적절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방법으로 적적한 때에 화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이 적절함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본다.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우선 내 감정에 대해 잘 봐야 한다고 본다. 왜 화를 내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생각해보고, 자기 문제인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상황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표현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절대로 내 말을 제대로 듣는 법이 없어 ”와 같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의 문제까지 끌고 와서는 안된다고 본다. 등 등 화를 내면서도 생각해야 할 문제가 사실 화를 참는 것보다 더 많고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좋은 관계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싸우지 않고 늘 좋은 말만 하고 참고 이해해주는 관계가 좋은 관계일까 ?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소통이 될 수 있는 관계 역지사지( 易地思之)가 될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한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후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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