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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지진아를 우등생으로 만든 상상의 힘

상상력경영, 상상력 마케팅, 창조경영 등 상상력과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경영전략과 마케팅은 이미 시대적 요구이다. 지금은 소비자의 상상력이 생산자를 압박하고 경쟁자의 치열한 싸움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간신히 블루오션을 찾더라도 그 유효기간이 점점 단축되는 시대인 것이다.
상상력은 그 자체로써 기회이자 위기이다. 상상력이 부족하면 위기에 처할 것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다. 상상력은 늘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일상적인 도구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마케팅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매각될 위기에 처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상상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창조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구 35만 명의 중소도시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에 있는 이 동물원은 일본의 96개 동물원 중 최북단에 있어서 가장 춥다. 겨울에는 영하 25도까지 내려가 동물들도 활동하기 힘들고 관람객도 찾아오기 힘든 곳이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도태될 위기에 처했지만, 상상력을 통해 단순히 동물을 전시하는 게 아니라 동물의 행동과 능력을 전시하는 개념으로 바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는 유리터널 수조 안에서 헤엄치는 펭귄, 감춰진 먹이를 찾아 야생의 능력을 발휘하는 원숭이를 구경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1996년 한 해 방문객이 26만 명이던 그 작은 동물원은 2006년 304만 명이 찾는 일본 최대의 명물 동물원이 됐다. 만약 그들에게 상상력이 없었다면 그 동물원은 지금쯤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은 잘사는 나라가 된 아일랜드도 수십 년 전에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물론 지금은 영국보다 더 잘사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아일랜드 정부에는 정식 정부부처로 마케팅부가 있는데, 이들은 마치 기업처럼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정부를 기업처럼 운영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력이 최고의 효율성과 놀라운 성과를 내는 정부를 만들고, 결국 세계적인 기업의 유치와 혁신적인 경제정책 및 관광정책으로 ‘유럽의 지진아’를 ‘유럽의 우등생’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정부에 마케팅 부처가 있다는게 무슨 상관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마케팅 부처가 있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천양지차이다. 국가의 경쟁력은 국가를 얼마나 잘 마케팅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아일랜드는 정부가 기업과 같은 접근을 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었고, 아일랜드를 전세계에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었다. 아일랜드는 마케팅 부처 산하에 관광부(Ministry of Tourism),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위한 국내개발부(Ministry of Inward Development), 수출개발부(Ministry of Export Development)를 두고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효율적인 국가 마케팅 접근이 아일랜드의 오늘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 8000달러에 경제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이고, 실업률은 17%로 OECD 국가 중 최고 높은 수준이었다. 당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아일랜드를 가리켜 ‘서유럽의 병자’라 꼬집었고, ‘유럽의 경제 지진아’라는 오명으로 불렸었다. 당시 아일랜드는 감자 재배와 목축업이 전부인 낙후된 산업구조에다 영국에 800년 동안 식민지 지배를 당하면서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상태였었다. 그랬던 아일랜드가 1988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1996년에 2만 달러, 2002년에 3만 달러, 2005년에는 4만 달러를 넘어섰고, 2007년에 5만달러 진입을 앞두고 있다. 불과 10여년 만에 개인소득이 서유럽의 평균이상을 넘더니, 20년만에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2006년 영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 미만이었으니 아일랜드의 멋진 역전승인 셈이다.

놀라운 경제성장률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의 수위권에 늘 포진되어 있는 아일랜드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외자유치와 노사화합의 성공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일랜드 정부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기업적인 접근을 했다는데 있다. 기업처럼 생각하고, 기업처럼 실행할 수 있는 정부야말로 지금 시대의 최고 경쟁력을 가진 정부라는 것을 보여준 성공 사례이다. 기업처럼 이익만 추구하자는게 아니라, 기업처럼 효율적이고, 전략적이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접근을 하자는 것이다. 불필요하고 비대한 조직과 절차를 줄이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국가 경제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런 상상의 힘은 비단 기업과 국가에만 필요한게 아니다. 바로 여러분들에게도 필요하다. 상상의 힘을 가진 개인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의 자질일 것이기 때문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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