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살리는 싸움

입력 2015-07-24 10:16 수정 2015-07-27 09:51
서로를 살리는 싸움

 

생존 싸움.

생명체가 사는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싸움이라는 공통과제를 수련한다. 생명체간의 싸움은 일상이며 자기 유전자를 남기려는 치열한 전투다. 생명체는 종족보존을 위한 이기적인 싸움과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 싸움을 한다. 인간의 생명애착, 칡넝쿨을 뚫고 나오는 잡목, 빛을 찾아 원줄기를 트는 나무, 홀씨 하나 남기려고 애를 쓰는 민들레 모습은 다르지 않다. 생명체가 진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진화론은 창조론을 입증하는 지엽적인 관찰일지에 불과. 지구상의 150만 생명체는 저마다 최종 상태이기에 종(種) 간의 우월성 비교는 의미가 없다. 참나무가 햇살을 찾아 줄기를 굽혀가면서 숲을 헤치고 나오는 모습과 우리가 악조건을 이기려고 무진 애를 쓰는 게 다르지 않고, 암반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소나무에 붙은 이끼를 통해 물을 먹고 살아가는 모습과 우리가 악착같이 사는 자세가 같다. 싸움을 피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라. 오로지 버티고 이겨내어 위대한 삶을 만들자.

 

자기 싸움.

산에는 여러 생명체가 자연선택을 받기 위한 싸움을 한다. 자연은 우수한 것만 살아남도록 경쟁을 붙이지만 개체의 생명 의지에 개입하지 못한다. 억센 잡초도 생명작동을 한 시간만 멈추면 시든다. 생명체는 자연과 싸우기 이전에 자기하고의 생명 유지 싸움을 먼저 한다. 기계도 설계된 자기시스템과 싸움을 하고, 우리도 가장 어려운 자기 싸움을 한다. 자기의 적은 경쟁 대상자가 아니라 자기 안의 부정적인 자아. 가장 다루기 어려운 상대도 자신이며 자기의 친구이자 적(敵) 또한 자신. 생명체는 환경 변화에 조금만 지체해도 기능이 멈추고, 인간은 3분만 호흡을 중지해도 생을 멈춘다. 자기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도와 정직을 지키며, 아닌 것은 바로 멈추며, 지금 당장의 자존심보다는 결과적인 자존감을 먼저 생각하자. 자기 싸움으로 자기의 소우주를 정비하자.

 
상생 싸움.

세상에는 서로를 살리는 상생 싸움도 있다. 산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형용사와 동사들이 하나로 어울려서 거대한 모자이크 작품처럼 보이지만, 접근해서 보면 다양한 관계를 만든다. 꽃과 나비처럼 상생의 관계, 꽃과 진딧물처럼 천적(天敵) 관계, 꽃과 풀처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개별적 존재도 있다. 꽃과 암벽처럼 희귀한 관계도 있고, 산과 산끼리 마주보면서 산울림 노래를 만드는 공명관계도 있다. 사람을 살리는 혀도 있고 사람을 죽이는 혀도 있다. 꽃과 나비가 오묘하게 서로를 살리듯 자아와 타자(他者)가,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상생 게임을 해야 서로가 산다. 서로가 살기 위해 ‘네가 있어 나도 즐겁다’ 는 상생의식을 갖자. 서로가 생각이 다르기에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다. 갈등이 모이는 자리에서 누군가는 ‘아마도, 우리가 잘 되라고 그랬을 거야’라고 말하는 갈등 조정자가 필요하다. 시대가 원하는 영웅이 되기 위해 상대의 소우주를 인정하고 깊게 헤아리소서!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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