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속도 + 창의력 = 혁신

디지털 시대에서 속도는 상당히 중요한 화두 이다. ‘1분 먼저’가 ‘100년 먼저’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크기가 경쟁력이었다. 덩치큰 사람이나 규모가 큰 기업이 주도권을 잡기 일쑤였다. 디지털 시대에서도 크기가 여전히 매력적인 경쟁력 요소이긴 하지만, 더 중요해진 경쟁력이 바로 속도이다.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도 빛의 속도로 시장을 내달리다 보면 대기업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덩치도 크면서 속도가 빠르다면 천하무적일 것이다. 요즘 중국이 두려운 존재인건 이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크기도 두렵지만, 최근에 드러나는 그들의 빨라지는 속도도 두렵다. 새로운 상품이 인기를 끌면 가장 먼저 이른바 짝퉁이 나오는 곳이 중국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도 했다. 결국 그들의 모방과 베끼기는 그들의 스피드를 진작시켜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들의 속도와 그들의 창의력이 점점 무르익어 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속도와 창의력에서의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10초 라인에서의 혈투

요즘 세계 주요 가전업체는 10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품 한대를 만드는 목표 시간이 10초인 것이다. 제품 한 대당 생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며, 세계 시장 순위가 바뀐다. 초당 생산성은 기술력이자 원가경쟁력이다. LG 전자는 에어컨 한대 만드는데 10초, 냉장고 한대 만드는데 10초 걸린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가전업체인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냉장고와 에어컨 제작시간이 13~15초 정도이다. 덕분에 월풀과 일렉트로룩스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으며 세계 3위로 올라섰다. LG 전자는 3-4년 전에 비해 3초를 앞당긴 덕분에 세계 가전시장에서 지난해 108조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140조원의 매출로 2위인 일렉트로룩스를 위협하고 있다.

LG의 10초 라인 때문에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초당 생산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10초벽 돌파는 인력의 숙련도와 최소의 업무 동선 등 생산라인 설비의 노하우에 있다. 10초 라인은 생산에서의 속도는 최고의 경쟁력임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한국인은 속도에 강하다?

원래 한국인은 속도 만큼은 자신 있다. 밥먹는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일테고, 일처리하는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일테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에겐 ‘빨리빨리’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사고 속도와 행동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누구나 디지털 시대를 살다 보면 속도에 민감해지고, 이전 시대보다는 더 빠른 속도를 추구하게 된다. 직장에서도 일을 제 시간 내에 빨리 처리하는 것이 능력으로 대두된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빨리 처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은 있는 셈이다.
이제 우리가 앞으로 가져야할 경쟁력으로는 속도와 그에 동반되는 창의력이어야 한다. 크기는 도저히 경쟁력이 되지 못할테니, 남들보다 더 빠르게, 그러면서 더 독창적이고 창조적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속도보다 중요한 방향

속도만 빠르면 능사인가? 아니다. 속도지향과 속도강박증은 다르다. 우리는 빠른 속도를 지향해야하지만 절대 속도 강박증에 빠져서는 안된다. 속도는 실행의 문제다. 무조건 속도를 외치는 것은 속도 강박증이다. 실행은 빨라야 하지만 계획은 신중해야 한다. 계획에서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제일 위험한 상사가 무능한데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조크가 있다. 무능한 상사는 방향은 잘못 잡고선 부지런하고 빠르게 일하면서 오류와 위기만 잔뜩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빨리 가면 지나치는 것도 많고, 되돌아올 때 더 먼 길을 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속도와 창의력 모두 갖추려면 조직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 의사결정과 실행에서의 빠른 속도를 지향해야 하고, 상상력과 창조력에 제한 없는 접근을 지향해야 한다. 가장 무서운 조직은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가 빠르면서, 계획과 전략에서의 창의력이 높은 조직이다. 벤처열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혁신을 주도했던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강점이 바로 속도와 창의력의 겸비 였었다. 그러다가 일정 수준의 성공에 이른 벤처기업이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속도도 느려지고, 창의력도 평범해지면 몰락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그들 최고의 경쟁력이 속도와 창의력의 결합인데, 그 경쟁력을 잃어버리니 몰락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속도가 느려지고, 창의력이 무뎌지면 평범해지는 것이고, 비즈니스에서 평범하다는 것은 도태된다는 것의 다른 말이다.

속도 + 창의력 = 혁신

속도와 함께 창의력도 요구된다. 느린 속도는 높은 창의력으로 만회할 수 있다. 반대로 낮은 창의력은 빠른 속도로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도 빠르고 창의력도 높다면 어떨까? 말그대로 천하무적이 되지 않겠나. 치열한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대다. 빛의 속도로 내달리면서도 높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만 한다.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힘은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 혁신은 기존에 존재하던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서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혁신의 원동력은 속도와 창의력의 결합에 있다. 빠른 속도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경쟁력을 가지기도 하고, 남들이 생각도 못해낼 탁월한 창의력으로 놀라운 블루오션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창의력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의 원동력이다. 창의력이 곧 생산성을 결정하고, 그것이 바로 속도를 결정한다. 창의력으로 블루오션을 만들어낼 탁월한 계획을 세운다면, 속도에서는 탁월한 실행력과 생산성을 통해 계획을 구현한다.

개미보다 베짱이가 필요한 시대

문화예술을 즐기고 적당한 게으름도 즐기면서 얻은 창의력을 갖춘데다가, 날아다닐 수도 있는 베짱이야말로 창의력과 속도를 모두 갖춘 존재인 셈이다. 디지털시대이자 지식정보시대에는 개미처럼 한발한발 천천히 나가선 곤란하다. 하루종일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개미의 미덕은 산업사회에 적합하다. 디지털 시대이자 지식정보사회에선 개미는 도태될 일순위가 아닐 수 없다. 요즘은 창의력 기반 하에서 탁월한 생산성을 발휘하며 지식정보 산업과 컨텐츠 산업을 이끌 베짱이가 필요한 시대이다. 기업이 너도나도 창조경영을 강조하고, 상상력 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모두 이런 시대적 요구 때문이다. 베짱이로 진화하라. 창의력을 가지고 날아다닐 수 있는 베짱이, 바로 속도와 창의력의 결합을 이룰 우리들의 롤모델이 아닐까.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ww.digitalcrea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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