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겐 혼자 밥 먹는 문화가 익숙지 않았다. 우리의 집단화, 소속화의 정서 때문에 혼자 밥을 먹으면 무슨 문제가 있거나 친구도 없는 외톨이라고 여기기 십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우리의 정서도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혼자 먹는 사람을 의식하는 시선도 사라지면서 식당에는 1인용 식탁이 늘고 있고 음식재료도 1인용으로 소포장된 것이 많이 늘었다.  

개인주의의 확산이 안정적인 문화로 정착된 셈이다. 이처럼 혼자 밥 먹을 곳이 늘어나는 것만 보아도 개인주의 확산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그와 연관된 새로운 시장도 찾아낼 수 있다.



4인용 테이블이 바 형태의 테이블로 교체?

커피빈과 스타벅스에 가보면 바(Bar) 형태의 긴 테이블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대개 창가나 벽 쪽에 놓여 있는 1인용 자리로, 이제는 타인과 마주할 필요가 없는 그런 자리가 늘고 있다. 2인용, 4인용 테이블에서는 밥이나 술을 먹으며 인간관계를 의식해야 하지만, 1인용 자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타인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실용적인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셈이다.
사실 4인용 테이블에서 밥을 먹으면 비어 있는 세 자리가 주는 압박이 있지만, 1인용 자리에서는 그런 압박이 사라진다. 더욱이 타인의 시선을 느낄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식당에도 1인용 자리가 늘고 있으며 심지어 고깃집에서도 바 형태의 테이블에서 바텐더가 서빙을 하거나 고기를 구워주고 대화도 하는 곳이 등장하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 트렌드는 1인용 자동차?

1인 중심의 도시형 삶을 누리는 사람에게 높은 연비, 적은 주차공간의 혜택을 주는 1인용 자동차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이루어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센서스 결과를 보면, 평일 전체 차량의 최소 60퍼센트 이상이 운전자 혼자 탑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중 6대는 나홀로 차량인 셈이므로 나중에 1인용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아예 1인용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도 꽤 나올 것이다.
사실 가족 중심에서 싱글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족관은 물론 도시의 라이프스타일과 친환경 및 효율성을 추구하는 가치관은 1인용 차량이 미래의 주요 트렌드가 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제40회 도쿄모터쇼에서는 도요타의 아이리얼(i-REAL), 스즈키의 픽시(PIXY), 닛산의 피보(Pivo)2, 혼다의 푸요(Puyo) 등의 1인용 자동차가 소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것은 모두 미래형 1인용 자동차의 콘셉트카로 당장 상용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것이다. 이후 매년 새롭게 열리는 모터쇼마다 1인용 자동차는 관심을 끌고 있고 늘 새로운 진화 모델이 소개되곤 한다.

셀프기프팅 :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친구가 없는 외톨이라서 자기가 자기에게 선물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주의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에서 자신을 위한 소비로 바꿔놓고 있다. 이미 자기중심적 소비심리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고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셀프 기프팅(self gifting) 소비성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옥션에서 회원 1,1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06년 2월), 무려 70퍼센트 이상의 응답자가 셀프 기프팅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그것은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게 확산돼 10대에서 40대까지 68~74퍼센트로 별 차이가 없었다. 기혼자의 셀프 기프팅 경험 비율도 미혼자와 비슷한 70퍼센트대로 나타났다.
물론 대개는 예상치 못한 수입이나 여윳돈이 생겼을 때, 기분전환 및 스트레스 해소 차원인 경우였다. 다른 사람의 선물을 사다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위한 선물을 사는 경우도 많았다. 주요 품목은 의류나 패션소품, 가전제품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제는 뭉쳐야만 사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도 잘 산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조직에서도 위계구조 중심에서 탈피해 수평구조가 늘고 있고, 이는 조직 중심의 조직문화가 개인 중심의 조직문화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 아닌 시대적 선택이다. 심지어 가전(家電)에서 개전(個電)으로 바뀔 판이다. 가전은 말 그대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쓰는 도구이지만 이제는 싱글을 위한 전용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각종 디지털 단말기 등은 혼자 정보를 보고 즐기는 도구이다.
이런 도구의 확산은 자연스럽게 혼자 노는 문화도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도구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존재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는 것이다. 각종 디지털 도구들과 노느라 스스로 외톨이가 되는 셈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ww.digitalcreator.co.kr

* 위의 글은 제가 쓴 <소비자가 진화한다 (김용섭,전은경 공저, 김영사, 2008)>에서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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