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허버드 컬럼비아 경영대학장은 “2008년 세계경제의 화두는 ‘소비자’이다.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행동에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들을 반드시 알아차려야 한다.”라고 했다.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은 기업에서의 필수 생존 조건인 것이다. 소비자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의 도태, 반대로 소비자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는 기업의 성공 사례는 이미 무수히 존재한다. 결국 주도권은 소비자에 있고, 기업은 그것을 이해하고 조응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마케팅은 경쟁자와의 혈투가 아니다!

경쟁자는 넓게 보면 동업자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벤치마킹하고 자극을 주고 시장을 만드는 것은 물론 서로 키워가기 때문이다. 사실, 마케팅은 소비자와의 결투이며 조직 내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싸움이다. 외부의 무수한 적과의 싸움보다 소비자 한 명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고 어렵다. 따라서 무엇보다 조직 내부에 소비자를 설득하고 매혹시킬 이유가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내부에 마케팅 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대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작정 많이 파는 것보다 마진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마케팅 코드는 소비자를 설득할 무기이자 경영활동의 전략적 판단을 가능케 하는 근거로, 우리가 목숨 걸고 찾아야 할 답이다.

실망스럽게도 생산자에게는 필요가 구매를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좋은 상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사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필요보다 더 높은 구매를 보장하는 것은 바로 ‘욕구’이다. 그런데 마케팅의 핵심이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데 있으므로 생산보다 중요한 것이 마케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니즈(Needs)가 아닌 원츠(Wants)를 노려라. 필요를 능가하는 강력한 힘은 ‘원함’, 즉 ‘욕구’이므로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욕구를 부추겨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하고 만족도를 높여주어라. 소비는 표현이자 만족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소비자의 지갑을 계속 열어두게 하는 지름길이다. 즉, 소비자 만족을 지향하는 마케팅이 최고의 마케팅인 것이다.


소비자 인사이트와 보이는 손

소비자의 진화 코드를 읽어내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성공과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진화하는 소비자를 따라잡고, 그 소비자를 충성스런 고객으로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잔화 코드를 읽어내야 한다. 진화하는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이 ‘고객 인사이트(Customer Insight)'이고, 고객 인사이트의 실질적 내용이자 향후 마케팅의 주요 화두가 되는 것이 바로 ‘보이는 손(VISIBLE HANDS)’ 이다. 모든 기업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인 ‘고객 인사이트(Customer Insight)'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마케팅을 일컫는다. 즉, 고객(소비자)의 속마음을 읽어내어 이를 제품에 반영함으로써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려는 것이 ‘고객 인사이트’의 목적인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은 영국의 고전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도덕감정론(1759)≫, ≪국부론(1776)≫ 등에서 언급한 것으로, 국가가 간섭하지 않고 시장을 내버려두면 자연스레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고 적당한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제상태가 된다는 이론이다. 이는 국가가 시장을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어도 자본주의적 원리, 즉 가격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균형 잡힌 시장경제가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국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이 이론은 국가의 시장개입이 중심을 이루던 근대 경제관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현대의 경제관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물론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시장을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기면 독점과 불균형이 일어나므로 적당한 선에서 국가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케인즈 이론에 의해 ‘보이지 않는 손’은 수정되었지만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 그것은 모두에게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어렴풋이 무서워하고 경외하는 존재이다. 또한 모두가 일일이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아니 대응할 수도 없는 존재이다.
반면, 보이는 손(VISIBLE HANDS)은 <소비자가 진화한다 (김용섭 저, 2008, 김영사)>에서 처음 언급된 것으로 미래의 마케팅 트렌드를 지배할 12가지 코드로 가상세계(Virtual life), 상상력(Imagination), 스몰시스터(Small sister), 개인주의(Individualism), 최저가격(Bottom Price), 지위상승(Level up), 도덕적 소비(Ethical consumption), 휴먼테크(Human-tech), 예술(ART), 네트워크(Network), 더블디 시프트(Double D Shift), 여유시간(Spare Time)의 이니셜 조합으로 만들어진 조어이다.
‘보이지 않는 손’ 이론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마케팅 접근이 필요한 정보화시대에 눈에 보이는 마케팅 코드를 잘 해석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생성된 명제이다. 이 명제의 목적은 마케팅 현장에 미래의 마케팅 트렌드를 주도하고 창조해갈 동기를 부여하는 데 있다.
보이는 손, 그것은 모두에게 보이지만 누구나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내진 못하는 우리 주변의 괴짜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여기에 잘 대응하고 활용하는 자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존재이다.



소비자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비자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우리가 상대해야 할 소비자는 당신이 알고 있던 과거의  소비자가 아니다. 생산자보다 더 강력한 소비자,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소비자, 보다 새롭고 창조적인 뭔가를 요구하는 소비자 등 진화를 거친 새로운 소비자들이 몰려온다. 그런데 소비자의 진화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과 마케터들이 여전히 많다. 결국 실패하고 도태될 자가 누구일지는 그들만 모를 뿐,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마케팅 트렌드는 사회의 구조적 진화, 사람들의 인식 변화, 현재의 마케팅 경향과 산업적 진화 등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흐름에 순응하던가 아니면 그 흐름의 중심에 서야만 미래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흐름에 역행하거나 그 흐름을 외면한다면 도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케팅 트렌드는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쉼 없이 전진하고 있다. 보인다고 전부를 믿지 말고 또한 보인다고 성급히 덤비지 마라. 그 이면에 숨은 기회와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접근해 실행해야 한다. 보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마케팅 코드, 그것이 바로 보이는 손이다. 그래도 보이지 않는 손보다 훨씬 싸워볼 만한 대상이 아닌가?

보이는 손을 힘껏 잡고 미래의 마케팅 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결국 성공은 여러분의 눈이 아닌 손과 발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미래를 보는 자보다 미래를 창조해가는 자가 결국 게임에서 이기게 되듯이.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ww.digitalcreator.co.kr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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