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惡子父母事結이란 말이 있다. 孝子나 惡子나 모두 부모가 만든다는 뜻이다.

사회가 개인의 타고난 역량보다는 학벌과 학력 위주로 서열화 되다보니 孝子는 대부분 모범생으로 불리는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요, 그렇지 못한 아이는 惡子로 구분되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이분법적 분류는 한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개인마다 타고난 인생그릇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부모가 공부를 잘했다고 해서 내 자식도 잘 한다는 보장이 없건만 오직 공부에만 매달리게 하는 현실은 孝子와 惡子의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오행의 자리는 품성(品性)이라는 자리가 되며 나이가 들수록 삶의 가치관으로 굳어지게 된다. 가치관이란 삶의 지도를 그려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아쉽게도 이미 굳어진 부모들의 눈높이는 유독 자신의 자녀를 바라볼 때 더 엄격해진다.

다행히 서로의 자리가 같으면 이른바 엄친아로 자라겠지만 대부분은 차이가 있어 보통 크고 작은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흔히 사춘기(思春期)라고 하는 시기를 기점으로 현실적인 갈등의 골이 생기게 되는데 심리학(心理學)에서는 약 15세에서 20세 사이를 기준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학생들이 사춘기를 겪는다고 하지만 그 강도에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심하게 겪는 아이와 모르는 듯 지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사춘기의 갈등은 때로는 학생의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흔적이 되고 있어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 어떤 시기보다도 관심과 주위를 기울어야 한다. ​

초등학교 때 영재(英才)요 수재(秀才)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해도 이 시기에 자칫 심한 홍역을 경험하기라도 하면 어느 순간 부모로부터 孝子가 아닌 惡子로 만들어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자녀들이 종종 자살(自殺)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음양(陰陽)의 흐름이 서로 공존을 한다.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는 공부하는 흐름과 친구를 만나는 흐름이다.

학업운(學業運)이 와서 학업성적이 기대이상으로 좋게 나올 때도 있고, 때로는 사춘기와 맞물리는 학마운(學魔運)의 흐름이 와서 상위권 성적의 학생이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올 때도 있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착했던 아들이 학창시절 친구를 잘못 만나 인생의 음지를 걷게 되었다는 것과 그 반대로 좋은 친구를 만나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인생 동반자와도 같은 관계를 가지는 것 등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술과 담배는 물론이고 이제는 가출까지 한다는 중학교 3학년 아들문제로 고민하는 부모가 방문을 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공무원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중학교에 가서는 왜 그렇게 막 나가는지 모르겠다고 부모는 한숨을 내쉰다.

활활 타오르는 화로(火爐) 위에 놓여 져 이제는 망치질만을 기다리는.. 빨갛게 달아오른 쇠의 모습으로 타고난 아들은 그 자리에서부터 마음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

좋은 쇠로 만들어지기까지는 숙련된 대장장이의 적당한 불의 세기와 온도 조절, 그리고 적절한 망치질이 가해져야만 쇠로서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자녀의 명국(命局)에 나타나는 부모의 모습은 온도 조절은 고사하고 무조건 망치질만 하고 있는 서투른 대장장이의 모습이다.

아버지가 망치질을 심하게 해대면 어머니라도 잠시 참아주면 좋으련만 부창부수(夫唱婦隨)요 남편과 삶의 가치관이 같았던 어머니는 이에 뒤질세라 더 세게 망치질을 하였다.

마치 두 명의 대장장이가 서로 망치질을 하는데 이를 당해 낼 자신이 없는 아들은 가출(家出) 말고는 답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부모가 아들을 쫓아 낸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 없다. 13세부터 이어진 아들 運의 흐름은 사춘기에 와 있어 부모와의 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애당초 타고난 자리가 불안한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님과의 소통(蔬通)을 통한 칭찬(稱讚)과 관심, 질타보다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위로였다.
하지만 정작 소통의 자리가 없고 대의명분(大義名分)만이 중요하였던 어머니와, 학창시절 일찍 집을 떠나 홀로 한 집안을 이루었다는 자부심이 대단한 40대 중반에 아버지 역시 대의명분만이 삶의 중요한 자리로 위치하고 있었다.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술과 담배를 하고 이제는 가출까지 하니..대의명분이라는 사회의 눈이 중요하였던 부모는 상황의 심각함을 호소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이다..

 

상담 말미에..아버지는 지금까지는 아들의 모습과 성향과 자리를 몰랐다며 이제부터라도 다른 부모가 되어야 겠다며 한숨을 내쉬듯 한마디를 한다.

쇠를 다루는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쇠의 속성을 알아야만 한다. 쇠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쇠와 동화(同化)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부모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문제아는 없다. 문제부모만 있을 뿐이다..

 
동양철학의 비문(秘文)인 기문둔갑(奇門遁甲)을 연구하고 있으며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 : 우리아이의 인생그릇은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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