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개그맨 심현섭씨의 이중생활 !

“빰.바.야~~!”

개그 콘서트 초창기 때 최고의 인기 코너였던 사바나의 아침에서 추장 역할을 맡은 심현섭씨가 외치던 주문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속사포 같이 쏟아지던 아프리카 말(?)은 시청자들의 웃음은 물론 마음까지 활짝 열리게 했지요. 또 봉숭아 학당에서 맹구역을 맡으며 “가슴이~..가슴이~… 00해요.”라는 능청스런 연기도 국민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습니다. 수십 개의 외국어를 술술 구사(?)하는 개그도 재미를 넘어 신기하기 까지 합니다. 어떤 상황, 어떤 말을 가지고도 순식간에 끝도 없이 애드리브를 쳐내는 모습을 보면 아이큐가 200은 족히 될 것처럼 보입니다. 말 그대로 국민 개그맨입니다.

 

 이런 심현섭씨를 알게 되어 막역하게 지낸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아마도 인기 연예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이 그에게는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대를 늘 유쾌하게 해주고 또 진솔함으로 맘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그의 또 다른 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벌써 6 년 넘게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에게 함께 하면 어떻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제안 때문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진지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던 그에 대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의 나눔은 6 년 전 한 수녀님의 소개로 알게 된 은지(가명, 당시 고1) 라는 학생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은지는 부모님이 불화로 모두 집을 나가버려서 병든 할머니와 두 동생을 데리고 살고 있는 소녀 가장이었습니다. 그런 은지네 집을 방문하면서 그의 삶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곰팡이가 잔뜩 슬어있는 어두운 판자집에 들어서자 공장을 다니시다 팔이 부러져 변변한 치료도 못 받고 누워 계신 할머니, 소녀 가장만 바라보는 어린 두 동생들을 마주하며 심현섭씨는 그 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에 대한 뜨거운 공감이 가슴을 후볐다고 합니다. 

 

 주변 지인들 3명으로 시작하여 은지를 돕는 모임을 만들어 매달 작은 정성을 모아 도움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업을 하는 지인은 집을 고쳐주기도 하였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20명까지 모였습니다. 어둡고 우울했던 은지의 삶이 밝아지며 희망이 보였습니다. 이젠 디자이너가 꿈인 대학생으로 성장한 은지는 심현섭씨를 삼촌이라 부릅니다. 웃음을 주던 ‘개그맨’이 행복을 주는 ‘해피맨’이 된 것입니다.

 

 그 후 방송을 하며 알게 된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요즘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을 돕는 일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주지 못하는 사랑과 돌봄을 함께 모여서 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모를 자원한 여자 회원은 함께 놀이공원도 가고, 영화도 보며 주말을 보냅니다. 학교 선생님도 만나고 동사무소 직원도 만납니다. 시간을 내지 못하는 회원들은 매달 후원금을 모읍니다. 소위 사회적 가정(Social Family)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심현섭씨의 이런 활동을 통해 나눔이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웁니다. 큰 재단을 만들거나, 멀리 아프리카까지 가는 봉사 활동도 소중하지만 나의 작은 것들을 자기 자리에서 나누는 일도 똑 같이 귀한 일이란 것을 말입니다. 나눔에 동참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아 보이지만 일단 시작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또 그런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순식간에 전파되는 마술 같은 힘이 있더라”고 합니다.  

 

 십시일반 하던 모임이 이번 가을엔 자선 음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물론 심현섭씨가 무대에 올라 열심히 뛰겠지요. 혹시나 맹구 복장을 하고 “함께 나누면, 가슴이~~ 가슴이~~~ 뜨거워져요~!!” 라며 능청을 떨지도 모릅니다.

 개그맨과 해피맨, 심현섭씨의 이중 생활이 그의 수많은 유행어처럼 번져서  우리나라 사람 모두 이중 생활을 하는 그런 “빰바야~”를 기대해 봅니다. 

ⓒ김도영20130916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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