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의 ‘기업사회공헌 일반인 인식 조사’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응답자의 77.2%가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기업 이미지는 ‘제품의 서비스와 품질 (82.2%)’ ‘사회공헌 활동 (7.8%)’ ‘대표 경영자 이미지 (4.8%)’ ‘기업규모 (3.1%)’ 라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62%는 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이 다른 기업보다 다소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고 합니다. 소위 ‘윤리적 소비’ 즉 착한 기업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려는 성향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그 동안 사회공헌은 기업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은 아니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의 제품을 살 '의향'이 있는 소비자가 많다는 조사결과는 의도적으로 선한 답변을 하는 것이지 실제 구매와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결국 사회공헌활동은 나쁜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었고, 이런 자선을 기꺼이 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개과천선'이 큰 과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 기업가 정신을 근간으로 이윤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발달되어 있습니다.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아직까지 서툴고 이해 또한 깊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이라는 집단 전체가 NGO 처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이고 진정성 있게 활동하기에는 앞으로도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기업 내에서 그 과정을 실무적으로 개척해 가는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공헌조직의 노력이 더욱 활발해져야 하겠지요.
금번 조선일보의 조사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인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품질과 서비스로 구매를 결정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그 기업이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살피며 상품을 구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리적 소비자 (Ethical Consumer)들이 보편화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판단기준인 기업이미지에서 사회공헌의 중요도가 기업 CEO나 기업규모보다 더 높게 나온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부수적인 선행의 단계를 넘어 섰습니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전략적인 경영활동으로 자리매김 한 것입니다. 나쁜 기업으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최소한만 하던 소극적인 단계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CEO의 이미지보다 더 먼저 고려해야 할 중요하고 적극적인 단계로 전환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 포럼에서 위의 조사결과를 설명하던 발표자가 했던 말이 이런 트랜드를 대변해줍니다. "그동안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기업내에서 고전분투하던 어려운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외로운 자리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도영20130906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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