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테면 미얀마 바간의 수천개 탑들은 그들의 가시였다.

인레 호숫가의 이름 모를 탑군도 마찬가지.

이라와디 강가의 찰진 흙으로 벽돌을 빚어...


탑으로 쌓은 이들은 그것이 가시가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사람들은 그저 탑을 보러 온다.


시대의 유물이 그들을 먹여 살리는 것에 만족한다면
미얀마의 유영은 펼쳐지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 여행이 그리워 미얀마 지도를 다시 본다.

물고기는 제 몸속의 자디잔 가시를 다소곳이 숨기고


오늘도 물 속을 우아하게 유영한다
제 살 속에서 한시도 쉬지않고 저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를 짐짓 무시하고


물고기는 오늘도 물 속에서 평안하다


이윽고 그물에 걸린 물고기가 사납게 퍼덕이며


곤곤한 불과 바람의 길을 거쳐 식탁위에 버려질 때


가시는 비로서 물고기의 온 몸을 산산이 찢어 헤치고


눈부신 빛 아래 선연히 자신을 드러낸다


-남진우 '가시'전문









 



작가 /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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