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의 도리를 하지 못할 때 흔히 ‘짐승보다 못하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그렇지만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도 그렇습니다. 대개 다른 사람,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게 예(禮)를 넘어서는 행동을 했을때 이런 비난을 받습니다. 자기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흔히 동물이나 곤충들과 같은 미물들은 자기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살아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특히 이타심(利他心)같은 성품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라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특성으로 생각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또 극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까지 희생하는 그런 이타심 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동물들에게서 인간들 못지않은 놀라운 이타심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카고대 연구진이 우리 안에 쥐 두 마리를 넣었습니다. 한 마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고 나머지 한 마리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은 상자에 가둬놓았습니다. 그 상자는 밖에서만 열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자 자유로운 쥐가 한참동안을 상자를 탐색하더니 여는 방법을 알아내곤 동료쥐를 구해 주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다음 실험입니다. 다시 한 마리를 상자에 가두어 두고 자유로운 쥐 앞에 가장 좋아하는 간식 초컬릿 과자를 놓았습니다. 과자를 맛있게 다 먹고 나서 상자를 열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52%의 쥐가 상자를 먼저 열어 주었다고 합니다. 눈앞의 초컬릿 과자보다 갑갑해 하는 동료를 먼저 생각한 것입니다.

 

 더 기막힌 것은 두 쥐의 역할을 바꿔본 실험 결과입니다. 자유롭게 다니던 쥐를 상자에 가두고 갇혀있던 쥐를 밖에 둔 것입니다. 역시 초컬릿 과자를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80%의 가 동료를 구하고 같이 과자를 먹었습니다. 도움을 받았던 경험이 있을 때 더 많이 도와준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암컷의 경우 100%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의외로 삶의 고통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헤쳐 나가고 싶은데 어렵고 복잡한 현실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이웃들말입니다. 어쩌면 자기가 들어가 있을 수 도 있는 좁은 상자에 갇혀 고통 받고 있는 그들을 외면한 채 혼자만 맛난 과자를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이제 주위를 한번 돌아 봅시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우리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릴지 모릅니다.
“이런, 쥐 만도 못한 녀석 같으니..” 라고 말입니다.

ⓒ 김도영 20130410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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