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넛지(Nudge)를 걸어 보자

입력 2013-04-04 02:00 수정 2013-04-04 02:01
“네가 그렇게 부모님께 효도한다면서? 어머니께서 늘 자랑 하시더라!” 아마 중학교 때쯤일 겁니다. 친척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모가 대뜸 내 등을 도닥이며 칭찬하시는 게 아닙니까? 사춘기 때라 어머니에게 매일 짜증만 내고 있던 필자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엔 어머니 친구 분에게서 또다시 똑 같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어쩐 일인지 근 반년동안 만나는 어른들마다 효자라는 칭찬을 계속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이상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점점 스스로를 효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일 년 후쯤엔 부모님 뜻을 잘 받드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어머니가 일부러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아들이 효자라고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제 귀에 들어가도록 말이죠. 어머니는 넛지(Nudge)를 알고 계셨던 걸까요?

 

 넛지(Nudge) 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또는 ‘주의를 환기시키다’ 라는 영어단어입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넛지가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스스로 변하도록 자연스럽게 자극과 동기를 준다는 것이지요. 유명한 예가 암스텔담 공항 남자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은 아이디어입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의 양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생각 없던 오줌 줄기가 파리를 조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넛지가 유용하게 응용되는 방법 중 하나는 의향을 묻는 것입니다. 가령 “6개월 안에 새 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만으로 구매율을 35%나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치실을 몇 번 사용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치실을 보다 자주 사용하게 되고, 다음 주에 기름진 음식을 섭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기름진 음식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합니다. 잊고 살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는 것이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것이 나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주변사람, 내 이웃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 참 행복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런데 자주 잊습니다. 오늘 급한 일 때문에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려납니다. 정말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넛지'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매일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는 겁니다.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고 말입니다.

 

 행복의 지름길로 가는 길은 멀지 않습니다. 시선을 바꾸면 됩니다. '나'로부터 '우리'에게로 말입니다.

 
ⓒ 김도영 20130404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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