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없는 찐빵 !

입력 2013-03-04 19:40 수정 2013-03-04 19:43
 월요일 아침, 박 차장이 유난히 피곤해 보였습니다. 물어보니 주말에 자원봉사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복지관 청소 자원봉사였는데 일이 고되었나 봅니다. 주위 사람들이 그의 봉사정신에 존경스런 눈빛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가게 된 이유를 듣게 되자 다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들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복지관에 갔다는 것입니다. 그날 박 차장은 배가 부르도록 직원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남을 돕는 일이 증명서에 적힌 숫자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 소개된 아프리카 우간다 오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하희(59)씨가 그렇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접고 적도(赤道)의 땅에서 5년째 자원봉사로 말 그대로 헌신(獻身)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에 감염된 아이들을 돌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살려야겠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말라리아와 장티푸스에 수차례 걸리고,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해 뼈가 부러졌어도 현지를 떠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국에 가서 치료받으면 완쾌 되었을 텐데 아이들을 잠시라도 두고 가질 못하겠더랍니다.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피 검사 때 피가 튄다거나 하면서 에이즈 감염에 노출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최선을 다했는데 감염되면 어쩔 수 없죠. 그때는 저도 약을 먹고 살아야죠.“ 라고 말합니다. 사랑의 힘입니다. 지구 반대편 험한 땅에서 마을사람들 조차 버린 병든 아이들을 몸을 던지며 돌보게 하는 힘 말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없다면 값싼 동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자원봉사 갈 때 이것만은 꼭 가지고 갑시다. '사랑'말입니다. 보석함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그 안에 들어 있는 값진 보석입니다.  따지고 보면 '사랑'없는 자원봉사가 속 빈 보석함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말하자면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겠지요!

 

 

ⓒ김도영 20130304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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