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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와 뇌기능

 

Brain_power

사진 = brain power By Allan Ajifo

내비게이션 등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면 뇌기능이 퇴화한다고 합니다. 한 일간지에  “뉴스”라고 실린 내용입니다.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면 길찾기와 관련된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를 과도하게 일반화해 전반적인 뇌기능의 퇴화로까지 과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맺습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삶이 가져올 더 큰 위험을 지적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점차 자동화된 인형처럼 변해갈 위험이다. 내비게이션에 길찾기를 외주화하면서 우리 뇌에서 길찾기와 연관된 기능들이 점차 퇴화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카는 독일의 인지심리학자 줄리아 프랑켄슈타인을 인용해 “길을 찾기 위해 기계에 의존하면 할수록 우리는 인지적 지도를 점점 더 만들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는 종이 지도를 사용하는 운전사들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 운전사보다 주변을 더 잘 기억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데 21세기 인류에게 길찾기와 관련된 인지능력이 어느 정도로 필요할까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하는 시대에 말입니다.

니콜라스 카와 그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류사의 재앙입니다. 자동차의 자율주행이 인류의 길찾기와 관련된 인지능력을 퇴화시켜, 전반적인 인지능력을 상실한 “자동화한 인형”이 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라면, 최고경영진과 고위공직자도 모두 자가 운전하도록 해야 합니다. 운전사를 쓰면, 길찾기와 관련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뇌기능이 퇴화할테니까요. 지하철 등과 같은 운전을 직접하지 않는 대중교통 이용도 뇌기능에 부정적입니다.

사회현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비판적인 내용이라고 해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인간이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이 사회뇌 가설입니다. 복잡한 사회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지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길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앞으로 인류는 소프트웨어에 지적노동을 많이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류의 지적 능력은 퇴화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인간관계 마저 단순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한 사람이 다뤄야 할 사람의 수는 더욱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등 소프트웨어가 뇌기능을 퇴화하게 할것이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길찾기 같은 것은 소프트웨어 맡기고, 대신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십시오. 뇌 기능이 향상됩니다.

 

* 인터넷 사용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까?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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