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레이몬트 대학 폴 자크 박사팀이 했던 신뢰에 대한 실험을 국내 모 방송 프로그램이 재현해보았습니다. 먼저 참가자를 두 팀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서로 짝을 정하되 철저히 누가 자신의 짝인지 모르게 진행 됩니다. 먼저 한 팀에게 천 원짜리 열장을 줍니다. 그 다음 익명의 자기 짝에게 주고 싶은 만큼 돈을 봉투에 넣어두면 진행 팀이 그 금액 세 배를 상대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면 상대는 받은 금액에서 일정액을 다시 보낸 사람에게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즉 <오천 원>을 건네면 진행 팀이 <만 오천 원>을 상대에게 주고, 상대는 만 오천 원 중에서 <원하는 만큼>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피 실험자들이 많은 고민을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내가 오천 원을 보냈는데 상대가 그 돈을 다 갖고 안보내주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험자 중 일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주어진 돈 전부인 <만원>을 보내는 과감한 배팅을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더 많은 돈을 돌려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즉 상대를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이 실험은 한 마디로 말해 내가 보낸 신뢰가 중간에 소멸되지 않고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신뢰’를 돈으로 측정한 것입니다.




 기존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합리적인 선택 (rational choice)' 에 따른다면 한 푼도 돌려주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놀라왔습니다.  첫 번째 피 실험자가 보낸 돈이 평균 7천5백 원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금액을 세배로 받은 사람이 받은 금액의 반인 만천3백원을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서로 신뢰했기 때문에 더 큰 금액을 둘 다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실험 결과 상대를 신뢰하면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게 된다는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이 실험과정에서 피 실험자의 혈액을 분석했더니 신뢰를 많이 받을수록 <옥시토신(Oxytocin)>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합니다. 옥시토신은 사랑에 빠지거나 임신했을 때 많이 분비되는 행복에 관련된 호르몬 물질입니다. 결국 누군가를 신뢰하면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그것이 다시 신뢰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근무하는 일터의 여건은 어떻습니까?  혹시 당신은 자기 부서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면 어떤 논리를 들이대서라도 밀쳐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 동료직원이 야근할 때 같이 남아서 도와준 적이 몇 번이나 있는지요? 회사 내에서 경쟁은 제로섬 게임 (Zero Sum Game) 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만일 회사생활이 신뢰게임이라면 당신은 옆자리 직원에게 얼마를 건네줄 수 있을지 말입니다.

신뢰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리대금업인 것 같습니다. 지금 신뢰 통장을 만들어 보세요! 사회적 샐러리맨은 이런 신뢰 속에서 성장해갑니다. 당신이라면 얼마를 넣겠습니까?
ⓒ김도영20130116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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