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개다리소반의 행복

“우리 어머님이셔, 인사해라!”

중학교 때였다. 반 친구가 리어카에서 풀빵을 팔고 계신 자신의 어머니를 활짝 웃으며 소개한다. 그리곤 저녁 먹자며 리어카를 함께 밀며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차고를 개조해서 만든 단칸방에서 네 식구와 함께 개다리소반에 김치와 찌게 하나로 함께 식사를 했다. 소박하다 못해 초라한 식탁에서 가족들의 웃음이 어찌나 밝던지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내겐 큰 충격이었다.

최근 영국 신경제재단(NEF:New Economics Foundations)에서 151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지수(HPI)에 따르면 남미의 코스타리카가 1위로 선정되었다. 코스타리카는 GNP 6,580달러로 세계 72위로 인구 500만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나라다. 2위는 베트남, 3위 콜롬비아, 4위 벨리즈, 5위 엘살바도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63위에 그쳤다. 우리의 상식을 넘어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들이 행복지수 상위권에 속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돈이 주는 행복이 그리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이다. 미국인의 수입이 40년 전보다 네 배나 늘었지만 삶에 대한 만족과 행복지수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수긍이 간다.  ‘매슬로 욕구 5단계’ 이론도 먹고 살만하면 소득보다는 가치실현에 의해 행복이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 않던가.

빅터 프랭크라는 오스트리아 심리학자는 3년 넘게 나치 강제수용소에 잡혀 있었다. 그는 이 학살의 도가니에서 자신의 이론을 직접 실험했다고 한다.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이 행복을 찾도록 돕는다.’고 믿고 실천한 것이다. 몇몇 사람들도 그를 따르며 다른 수용자들을 성심껏 돌봐주었다. 그 결과 프랭크와 그 그룹은 주위 대다수가 죽어갈 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샐러리맨들은 직장이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달콤한 권력과 경제적 보상을 맛보며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행복은 결코 쟁취한 전리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빅터 프랭크의 사례는 남을 위할 때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역설을  보여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이겨나가던 개다리소반 친구 가족들은 이미 행복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들은 이미 행복해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개다리소반>같은 행복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당신도 <개다리소반> 행복을 나눌 수 있다. 행복은 <전리품>이 아니라 <나누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나(I)> 중심이 아니라 <남(We)> 중심이다. ⓒ김도영 20130109

(dykim99@nate.com)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이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국내 1호 "사회적 샐러리맨" 칼럼니스트
SK에서 사회공헌업무를 10년 넘게 담당하고 있고, 기업 사회공헌담당자 370여명이 모인 CSR포럼 대표이기도 하다. 국회사회공헌포럼 전문위원, 행자부 자원봉사진흥실무위원, 국민연금공단 사회적책임경영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업 사회공헌 지침서인 "김대리 오늘부터 사회공헌팀이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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