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대에 결혼·출산은 사치

입력 2014-02-21 16:00 수정 2014-05-15 07:50
 

88세대란 현재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평균 월급이 세금 떼고 나면 88만원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청년들이 이런 상황에 내몰리게 된 원인은 한 마디로 장기 경제 불황으로 고용이 감소하고 사업을 해도 돈이 안 벌리기 때문이다. 지금의 체감경기는 IMF 시절보다 더 나쁘다. 정부에서 우리나라 경기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고용지표가 호전되었으며 내용은 소매업, 도매업의 고용 증가가 이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아직 딴나라 이야기다.




현재 가계부채, 공기업, 지자체 부채가 사상 최대이다. 기업 부문에서는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한국의 각종 경제지표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2년 현재 삼성이 23%, 현대차가 12% 등 두 그룹 매출의 GDP 비중이 35%에 달했다. 하지만 삼성의 다른 계열사를 포함하여 나머지 대중소기업은 대부분 적자 즉 대부분 쓸 돈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경제 산업구조이며 사람으로 치면 간비대증 환자이다.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병리가 될 정도로 심해졌다.




그 결과 소비여력이 없어서 시장이 없다. 따라서 고용과 투자가 없다. 정부에서 기업에 투자하라고 아무리 종용하여도 안 한다. 아니 못 한다. 시장이 없어서 뻔히 적자가 눈에 보이는데... 기업은 시장이 있으면 투자하지 말래도 자기 돈으로 열심히 투자한다. 투자가 없으니 일자리가 없다. 일자리가 없으니 인건비가 싸진다. 그 결과가 88세대이다. 이들에게 남은 돌파구는 사기 한탕 치고 잠시 깜빵 갔다 와서 잘 사는 것이다. 신문 보면 힘 있고 잘 나가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한다. 얼마 전에 젊은이 의식구조 조사를 하였다. 20-30억 사기치고 2-3년 깜빵 다녀오겠느냐? 과반수가 Yes. 이것이 88세대의 사회상이자 자화상, 나아가서 가치관으로 정립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이다. 정부에서 아무리 아기 나라고 설득하고 보조금을 주어도 소용없다. 나서 키울 돈이 없어서 엄두가 안 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녀를 출산하고 대학교 졸업까지 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총 3억 896만 4천 원이라고 한다. 재수, 휴학, 어학연수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빼고서 말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증가하는 결혼, 양육 비용에 대응한 지원 대책 마련 추진’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대한민국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월평균 118만 9천 원을 기록했다. 2003년 74만 8천 원, 2006년 91만 2천 원, 2009년 100만 9천 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아빠 어디가’를 보면 자녀 낳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양육비. 채널예스. 손민규). 월 수익 88만원인 사람에게 월평균 양육비 118만 9천 원이 필요한 애를 나아라? 무리한 요구이다.




청년들에게 꿈과 활력을 주고 가정을 갖게 하기 위하여 경제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 활성화의 대책은 일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정부가 돈을 푸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경기가 나빠서 세금이 덜 걷혀서 돈이 없다. 2013년 세입이 예상보다 10조원 이상 감소하였다. 즉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있다. 재정절벽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지 돈을 풀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모든 규제를 풀어서 거래를 활성화하여 세수를 증가시킨 후 중산층과 그 이하 소비계층에 돈을 풀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도 이에 해당된다. 세수 감소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거래 감소이다(기업 투자 활성화의 근본적인 대책은 소비의 저변 확대. 한경닷컴.  2013-06-24. 고려대 의과대학 박길홍 교수).

둘째, 특단의 창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는 모범적인 사례를 볼 수 있다. 2008년 미국의 부동산 부실담보대출로 촉발된 경제위기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사상 최초로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되었다. 그 해결책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역사상 최초로 양적 완화라고 돈을 무작정 찍어서 시중에 뿌리는 정책을 고안하였다. 이 일로 그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GDP 대비 미국의 2배 규모, 유럽도 적극적으로 양적 완화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GDP 세계 10위권 국가 중 양적 완화를 우리 대한민국만 빼고 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적 완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보다 선진국에서는 양적 완화를 선택하였고 그 결과 국가 경제가 활력을 되찾았다. 미국은 증시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였고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20년에 걸친 L shape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먼저 양적 완화의 축소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은 양적 완화를 현 상태 그리고 필요하다면 더 큰 규모로 지속할 전망이다. 사실 양적 완화는 주요 기축통화(달러, 유로, 엔 등)를 가진 국가에서는 리스크를 자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공간이 크다. 세계에서 그 국가의 화폐가 얼마나 영향력 있는지 알려주는 세계 기축통화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원화는 1위 미국 Dollar, 2위 Euro, 3위 일본 엔, 4위 영국 Pound에 이어서 스웨덴 Krona, 뉴질랜드 Dollar, 싱가포르 Dollar, 노르웨이 Krone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에도 꼭 양적 완화가 아니라도 그런 선제적인 금융·통화·재정정책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를 소망한다(양적 완화로 개발제한구역 내 사유자산 매입을. 한경닷컴. 2013-06-13.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박길홍).




애 나아라? 나는 돈이 없고 그럼 누가 키워주는데??? 88세대에게는 다 사치이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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