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은 지방선거용???

입력 2014-02-11 17:42 수정 2014-03-21 13:48
 

통일은 신라·백제·고구려의 삼국시대부터 이어 온 영원한 민족적 담론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들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이어 ‘통일은 대박’이라는 메시지를 열심히 설파하고 있다. 중국, 미국, 러시아 등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칠 의사도 가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북 치고 장구 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지금은 통일을 내세워야 할 정도로 상황이 마지막까지 왔다. 북한 정권의 경직성이 너무 심해졌다. 우리 국민도 진보정부 10년 보수 정부 5년을 경험하면서 공과를 모두 파악하는 만큼 중도적이고 실용적인 대북 접근이 가능한 조건이 마련돼 있다. 미·중, 그리고 북한 동포들에게 우리의 통일 의지와 열정을 전달해야 한다”(조선일보, 통일이 미래다. 박세일 이사장·윤영관 교수 대담. 2014-1-29. 배성규·박수찬 기자).




하지만 통일에 진정한 의지가 있으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적 방법과 로드맵, 그리고 통일을 대박으로 만들 청사진을 가지고 상호 윈·윈 기반 하에 북한과 직접 교감을 나누어야 한다. 아니면 ‘통일은 대박’은 단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의 압승을 위한 정치공학적 구호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통일이나 대북 정책의 상대는 북한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정은이 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북한의 주류사회가 북한의 정치적 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장성택의 숙청은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위협적인 세력으로 성장한 2인자를 숙청한 것이다. 또한, 북한의 주류 사회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에 충성한다.




현 상황에서 북한이 적화통일 야망을, 대한민국이 ‘북한 패망’을 전제로 한 흡수통일 야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통일은 없다. 김정은 체제의 전복은 대한민국에의 흡수통일이라는 등식은 반드시 성립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경제난이 심해져서 김정은 체제가 전복되더라도 김씨 일가 대신 다른 권력자가 북한을 운영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현재 어느 한쪽으로든지 흡수통일이 되면 한 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여서(특히 공무원, 군인을 포함한 사회기득권층) 어느 쪽도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현 상황에서 만약을 가정하여 대한민국이 망했을 때 북한에의 흡수통일과 미국에 의한 신탁통치를 선택하는 국민투표를 하면 우리 국민은 미국 신탁통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역시 대한민국에의 흡수통일과 중국에 의한 신탁통치를 선택하는 국민투표를 하면 중국 신탁통치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과 휴전상태에 있는 최대의 적대국인 북한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북한은 못 사는 나라이므로 곧 무너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발상에 기초하여 통일이던 안보이던 대북전략을 마련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소외계층이 탈북자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약 백만 명이 나와 있다. 하지만 동남아의 개발도상국들에서도 수백만 명의 빈곤층이 전 세계에 돈을 벌려고 나와 있는데 그렇다고 그 나라가 곧 망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경제력은 우리에게 많이 뒤지나 군사력은 핵보유 가능성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능력을 감안하면 오히려 앞선다고 볼 수도 있다. 핵협상 시 협상국의 지위와 대우의 문제로 공식적으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실질적으로 세계9대 핵보유국이다. 또한 최근 사정거리 10,000 Km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 이 로켓이면 인공위성 탑재도 가능하다. 이 사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기술, 대기권 탈출 기술,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물리학을 중심으로 고도의 기초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국지전에서도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이 우리의 방어선은 쉽게 무너지고 있다. 엄청 두들겨 맞은 후에 승리자는 점잖게 자축연을 하고 있는데 규탄데모를 하면서 다음에는 진짜 그냥 안 놔둔다고 볼멘소리만 한다. 대북안보의 첨병인 국정원은 국내 정략적 책동에는 유능하지만 국제첩보업무에서 1부리그에 진입했는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변방의 야만족인 게르만족이 당시 세계 최고의 부국인 로마를 멸망시켰다. 세계 최빈국인 몽고의 징기스칸은 전 세계를 점령하고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하였다. 전쟁의 승패는 경제력보다 군사력이 좌우한다. 정규군이 북한은 119만, 대한민국은 68만이다. 월남전에서도 람보는 없었다. 싸우면 최후에는 1:1로 죽는다. '북한 패망론'과 '통일은 대박'을 부르짖던 사람들은 이미 다 자기 재산 챙겨서 해외로 도망가고 없다. 누가 이길까?




따라서 한반도 통일에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북한의 최고 책임자인 김정은과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 주민들을 타깃으로 하여 통일정책을 추진하면 북한 당국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사실 현재 북한 당국과 협의 없는 ‘통일은 대박’ 정책에 대하여 북한의 주류사회는 기분 나빠하고 있다. 또한, 북한을 배제하고 미국·중국·러시아와 한반도 통일을 논의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배재하고 미국·중국·러시아와 한반도 통일을 논의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저 코메디일 뿐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우리나라 전쟁을 막아 주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들의 첫 번째 관심사는 자기 나라의 비즈니스다(안보 먼저 통일 나중. Wikitree. 2012-12-31.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박길홍).




남북한의 통일은 큰 시너지와 함께 한민족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북한의 지하자원매장량은 최소 1경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2013년 1년 예산인  약 370조원의 약 30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통일은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며 각 단계마다 윈·윈전략에 기반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장기적인 통일 로드맵이 필요하며 그 동안은 확고한 대북 안보전략이 요구된다.




첫 단계는 서로에 대한 적대적인 정서를 순화시켜야 한다. 남쪽의 특히 연장자들은 6·25때 북조선 인민군에 가족, 친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참히 떼죽음을 당한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치 떨리는 원한이 있다. 북쪽의 특히 연장자들 역시 남조선 괴뢰들에 의하여 가족과 친구들이 빨갱이로 몰리며 떼죽음 당하고 또한 미군의 융단폭격으로 전 국토가 벌거벗은 민둥산이 되어 버린 원한을 잊을 수 없으며 대한민국은 원수의 나라이다. 그 시절에는 우리 민족이 민도가 낮아서 무식하게 싸우고 서로 죽여야 사는 줄 알았다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휴전협정 대신 평화협정을 맺어 실질적으로 전쟁상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산가족의 상봉을 허락하여 평생의 한을 풀어 주어야 한다.




다음 단계는 분단 이후 형성된 서로의 정신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사람들이 김일성 일가를 어버이로 받들며 모든 것을 바치고 희생하는 것을 우리가 도저히 이해 못 하듯이, 북한사람들은 대한민국 사람 반 이상이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예수님을 나의 배필이라 부르며 푼푼이 모은 돈을 바치고 목사님 가족들은 그 돈으로 재벌이 되는데도 그 목사님을 자신의 구원의 가장 든든한 인도자로 받들고 따르는 것을 이해 못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려는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머나먼 통일의 길. Wikitree. 2013-01-24.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박길홍).

문화적 통일 전문가인 독일의 미셸 호프만 교수는 남북한 통일 후 사회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제도보다 한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을 뜯어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동등한 통일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물리적 통일보다 정신적 통일이 훨씬 어려워” 조선일보 2014-1-29. 전현석 기자). 즉, 반개혁·개방, 수령 세습 독재사회 등 문화, 경제적 차이를 서로 인정할 수 있을 때 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음 단계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경제협력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경제적 격차가 좁혀지면 유럽연합의 유로존처럼 단일화폐 존 구축도 가능할 것이다.




다음 유럽의 나토처럼 군사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 정치 외교의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드디어 통일이 되는 것이다.




양측이 이러한 통일 로드맵에 동의할 의사가 있다면 최종 통일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최소한 50년 길면 기약 없이 더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모든 과정이 윈·윈전략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순조롭게 진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M&A(Merger & Aquisition)에도 양자가 모두 득이 안 되면 합의가 안 되고 진행이 안 되는데 하물며 국가 간의 통합인데 얼마나 많은 이견의 조정과 시간이 필요할까?




민족적 견지에서 보면 서기 676년 통일신라가 중국(당시 당나라)의 군사지원을 받는 대가로 고구려를 중국에 팔아넘긴 후 고구려의 대부분(만주)은 중국이 되었다. 더욱이 중국은 ‘동북공정’ 논리를 장기간 체계적으로 개발하여 고구려, 발해를 과거 중국의 변방국가로 역사적 설정을 하였고 북한도 그 일부로 주장하고 있다. 이 논리에 의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자기네 땅 고구려가 만주와 북한으로 분단이 되어 있으므로 북한이 망하면 중국으로 통일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만에 하나 북한을 중국에 또 빼앗기면 옛 고구려처럼 영원히 중국 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적 인과관계를 아우르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의 통일전략과 논리의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구체적 방법론과 로드맵이 없이 구호만 있는 ‘통일 대박론’은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을 겨냥한 정치 전략적 책동 중 하나로 의심 받을 수 있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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