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자력 발전은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방사선은 의학, 공업, 건설,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진료 및 공정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실 각 분야의 최첨단기기(PET-CT, 비파괴검사기 등)들은 방사선기기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우라늄-235의 핵분열 생성물인 요오드-131은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에 사용되어 갑상선암의 생존률이 현재 99%를 상회하고 있다. 실제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가 요오드-131을 사용하여 갑상선 질환을 치료 받았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더불어서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방사선은 1895년 뢴트겐(Wilhelm C, Roentgen)이 음극선을 연구하던 중 불투명체를 투과하는 빛을 발견하고 이를 ‘X-선’이라고 명명하면서 처음 알려지게 됐다. 이후 1896년 베크렐(Antoine Henri Becquerel)이 우라늄 광석에 필름이 노출되면 검게 변하는 것을 보고 방사능의 존재를 발견, 핵에너지와 전리 방사선의 기본 개념을 정립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방사선이란 전리 방사선(ionizing radiation)을 일컫는다. 이 방사선은 물질과 충돌하거나 물질을 통과할 때 원자 및 분자와 충돌해 그것들을 붕괴시킨다. 전리 방사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X-선을 비롯해 감마선, α-입자, β-입자 그리고 중성자(neutron)로 구분된다.

방사선에는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람은 1년에 약 2.4 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며 이중 약 80%가 자연방사선이고 20%가 인공방사선이다. 시버트는 방사선의 인체 유효선량 단위(방사능 핵종들의 물리적 량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환산한 것)이다. 자연방사선은 지구에서 발산하는데 주로 라돈에 의하여 생성되며 우주방사선도 지표면에 도달한다. 비행기를 타면 고도가 높아서 보다 많은 우주방사선에 노출된다. 인공방사선은 주로 의료기기, 발전소 등에서 발산한다. X선 촬영 1회에 부위에 따라 0.15-2 밀리시버트, PET은 약 5 밀리시버트, CT는 약 10 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받는다. MRI는 방사선 노출이 없다.

방사선에 어느 정도 노출되면 인체에 해로운가? 사람을 비롯한 생물은 지난 35억년 동안 200 밀리시버트까지는 생체가 적응하도록 진화하였다. 방사선의 연간허용량은 방사선종사자(영상의학과, 원자력발전소 등)의 경우 50 밀리시버트이며 5년허용량은 100 밀리시버트이다. 사람은 일시에 약 250 밀리시버트 이상 전신 피폭되면 백혈구 감소, 피곤, 빈혈, 구토 등의 임상증상을 느끼며 50 시버트면 수일 내에 사망한다. 하지만 연간허용량인 50 밀리시버트에 노출되기 위하여는 많은 방사선에 반복적으로 노출이 되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금까지 누출된 요오드량을 추정한 결과, 시간당 방출량이 3만에서 11만 테라베크렐(Bq: disintegration/second)에 달했다. 그 결과, 도쿄의 수돗물이 L당 210 베크렐의 방사선에 오염되었는데, 어린이 허용량은 100 베크렐이고 성인의 허용량은 300-400 베크렐이다. 요오드-131의 경우 성인이 1 베크렐 섭취 시 모두 체내에 축적된다는 전제하에 2.16X10-5 밀리시버트의 유효선량을 받는다. 따라서 방사선에 오염된 도쿄의 수돗물을 하루 3 L씩 1년을 마시면 약 5 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방사능 오염이 앞으로 대처를 잘 해서 현 수준으로 동결할 수 있다면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민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한국 방사선 오염,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조선일보. 2011-04-05. 박길홍 고려대 의대 교수).

우리나라의 경우는 방사능 오염 수준이 당연히 일본보다 훨씬 낮아서 건강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 일본의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까지 오려면 지상 3㎞ 이상의 상승기류를 타야 하지만 우리나라 지역의 상층 바람은 언제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이므로 방사능 물질은 태평양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일본 내에서는 국지적으로 동풍이나 북동풍이 불기도 하는데, 지상에서 1㎞ 아래로 부는 하층 바람은 산이나 건물 등의 지형에 막혀 우리나라에까지 올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해류도 태평양으로 흐르고 있어 방사능 물질이 우리나라 연안에 도달하려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한다.

실제 당시 국내 방사선 오염을 분석한 결과 서울, 춘천, 대전, 군산, 광주, 대구, 부산 제주, 강릉, 안동, 수원, 청주 등 분석한 모든 도시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었는데, 이 가운데 춘천에서는 방사성 요오드와 함께 세슘도 검출되어 불안이 고조되었지만 방사성 요오드의 농도는 1㎥에 최소 0.049 밀리베크렐에서 최대 0.356 밀리베크렐 사이이고 이를 피폭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 1 밀리시버트의 약 20만 분의 1에서 3만분의 1 수준이었다. 또 세슘 137과 세슘 134도 각각 0.018밀리베크렐, 0.015 밀리베크렐이 검출됐지만, 이 둘을 합쳐도 피폭방사선량이 0.0121나노시버트로 연간 선량한도의 약 8만분의 1 수준이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지속적인 방사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미한 방사선 오염이라도 철저히 차단하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과민반응이나 공황상태에 빠질 상황은 아니다.

한편, 저준위 방사선의 위해성에 대하여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저준위 방사선이 생체에 유익한 순기능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국제연합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의 규정에 따르면 약 200 밀리시버트 이하의 방사선을 저준위 방사선이라고 한다. 저준위 방사선에 노출되면 표적 장기에서 적응응답 반응이 일어나서 세포를 보호하는데 이를 호메시스(hormesis)라 한다(Calabrese, EJ와 Baldwin LA, 2003, Nature). 저준위 방사선은 세포에 적응응답반응을 유도하여 고준위 방사선, 활성산소 등으로부터 세포의 유전자를 보호한다(Wolff S, 1998, Environ Health Perspect). 국내의 연구에서도 저준위 방사선이 항암면역기능 등 면역활성을 항진시켰다(신 등, 2011, Genomics; 신 등, 2010, 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 결론적으로 방사선의 인체영향은 노출된 방사선량에 따라 순기능을 할 수도 역기능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주민들이 바로 다시 들어가 살면서 오늘날의 대도시를 복원하였다. 당시 원폭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연구의 분석 결과가 소개되었다(Evan B. Douple, Radiation Effect Research Foundation(히로시마 방사선영향연구소)). 두플 박사는 1945년 원폭 현장과 인근에서 살아남은 10만명이 넘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63년 동안 진행된 대규모 연구조사를 분석해 발표했다. 피폭량에 의거한 분석 결과, 과도한 방사선이 암 발생율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수치가 예상보다 높지는 않았으며 방사선 피폭량에 따라서 결과의 차이가 확연했다. 피폭자에게서 나타난 암 중에서 최초는 백혈병이다. 방사능에 노출된 12만명 중 219명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방사능에 노출된 10만명 그룹 중 악성종양으로 사망한 사람은 7천851명이었는데, 그중 방사능이 암 발생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11퍼센트인 850명에 불과했다. 원자폭탄 피해 지역의 생존자들 중 0.3시버트(Sv) 정도의 피폭자 그룹은 일반인보다 발암률이 높게 나타났으나, 0.1시버트 정도의 피폭자 그룹은 일반인보다 발암률이 오히려 낮고 기형아 자녀의 출산율도 낮게 나타난 것. 뿐만 아니라 원폭 투하지점 3㎞ 내에 있던 남자 그룹(피폭량 0.05~1시버트)은 60세 이상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낮았으며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성이 높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제조에 참여했던 미국의 한포드(Hanford)연구소의 종사자 약 3만명에 대한 32년간에 걸친 추적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0.05~0.2시버트 정도 피폭된 종사자들의 경우 암이나 백혈병에 의한 사망률이 일반인의 암이나 백혈병에 의한 사망률보다 낮게 나타났다.방사능에 의해서 암 발생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피폭량에 따라서 차이가 난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방사능천이 건강에 좋다고 찾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방사능천은 주로 라돈(라디움에마리치온, 반감기 : 3.8일)을 함유하고 있는 온천이다. 설악산 근처의 척산온천, 유성, 덕산, 해운대, 백암 온천 등이 라돈을 미량 함유하고 있다. 라돈은 흙이나 암석 등 자연계의 물질 중에 함유된 우라늄(또는 토륨)이 연속 붕괴하면 라듐이 되고 이 라듐이 붕괴할 때 생성되는 원소로서 불활성 기체 형태의 무색, 무취의 방사성가스이다.
결국 ‘미량 또는 극미량의 방사능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 차이가 존재한다. 예방을 강조하는 과학자는 “1퍼센트의 가능성이라도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데이터의 정확성을 존중하는 과학자는 “위험성을 과장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반박한다.

질병이 생길 가능성은 방사능 노출량에 좌우된다. 정부 관계자는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되면 언제든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식품 중의 방사능 기준을 300Bq/kg(요오드)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이 기준에 적합한 경우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연간 자연방사선량의 1/20 수준이므로 장기적으로 섭취해도 갑상선 기능장해 등의 건강우려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저렴한 에너지원이며 산업 고도화의 중심적인 도구인 원자력과 방사선을 사고의 개연성이 잠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하거나 과민반응을 하기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방사선 관련 보도에는 괴담에 우왕좌왕하지 말고 방사선 누출 및 피폭 수치와 이에 따른 인체 영향을 확인하여 사고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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