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은 국가 안보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견실한 둑을 허물어뜨릴 수 있는 구멍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이 주인이고 국가기관은 국민의 평안과 번영을 위한 봉사기구이다. 이러한 국가기관이 자신의 책임을 망각하고 배임을 하면 국민이 주인으로서 책임자 문책과 구조조정을 할 권리가 있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현대전은 정보전이고 국정원은 대북안보를 위한 정보전의 컨트롤 타워이다. 핵실험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국지전의 도발 징후를 미리 포착하여 대비하고 초전박살을 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 세계정세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동북아시아 정책에 관한 정보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국정원을 대선 승리를 위한 여론조작에 이용하였다는 것은 국가안보와 질서를 유지하는 기관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대북 안보를 정치적인 꼼수의 소재로 여기는 구시대적 공작정치의 습관과 헤이해진 기강을 아직 추스르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정원을 정권 유지에 이용하기 위하여 책임자에 비전문가인 자기 심복을 앉혀서 전문성을 배양하지 못 하고 업무 역량에서 아마추어 티를 벗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군의 실상을 축소·왜곡하기에만 급급하다. 어떤 정보를 분석한 결론인지는 몰라도 정부·여당은 앞으로 5~10년 내에 북한이 망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며 국민을 착각에 빠뜨려 왔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그 한 축을 국정원이 책임져야 한다. 미국·중국·일본 등이 우리나라 전쟁을 막아 주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들의 첫 번째 관심사는 자기 나라의 비즈니스다. 현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안보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지난 대선은 부정선거였다. 국정원이 국민의 뜻을 조직적으로 왜곡하고자 하였다. 대선과정에 정상회담 회의록을 박근혜 캠프가 불법 유출한 후 유세장에서 낭독하며 대선에 활용하였다. 대선 후에도 국정원 주도하에 경찰이 증거를 은폐·축소하고자 하였고, 대선개입 사건에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고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공개하며 정치에 개입하였다. 이 일련의 사건들은 선거결과에 미친 영향과 상관없이 민주주의를 짓밟은 국기문란 사건으로서 독재국가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국민은 이제 국정원을 개혁하여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연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고 8월 10일에는 서울광장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약 100,000명의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 열대야의 휴가철에 남녀노소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고등학생, 아기를 안고 나온 엄마, 젊은 부부 등 100,000명이 운집한 것은 큰 사건이고 사안의 중대성을 방증한다.

민주당의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결과에 승복한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저지른 민주주의 파괴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며 “민주주의 수호는 민생수호의 지름길이자 최후의 파수꾼이다. 민주당은 한 손에는 민생, 다른 한 손에는 민주주의를 움켜쥐고 국민과 함께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겨례신문 “국정원 감싸는 새누리당의 목적은 진실은폐” 이종근 기자 2013.08.03).
국민의 요구는 간단하다. 민주주의를 살리고 국정원을 개혁하자는 것이다. 첫째는 진상규명, 둘째는 책임자 처벌, 셋째는 국정원 개혁, 그리고 대통령사과이다. 대선에 불복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너무나 상식적인 상식이 무시당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여당·보수언론들에 의하여 종북좌파로 매도되며 박해를 당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목적은 진실 은폐 오직 하나다. 대선불복 프레임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억지로 우겨 넣으며 국정원을 감싸고 유지하여 정권유지에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나 한 집안 식구니까 같은 사고의 컨텐츠와 프레임을 견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해도 될 것 같다. 보수언론은 이들의 전위부대이다.

자신들만을 위한 높은 성을 쌓아 올리기 위한 독선과 탈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상식적인 존경, 선, 정의, 이런 상식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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