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ICT가 3D 업종에서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려면

김대중 대통령께서 IMF 외환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하셨고 그 주죽은 ICT와 컨텐츠였다. 이때 태동한 ICT 기업이 대표적으로 Naver, Daum, 안랩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ICT 열풍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서 시장포화와 출혈경쟁의 늪에 빠지게 되었고 서비스의 단가는 점점 내려갔다. 이제는 최악의 근로조건과 최장의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을 받는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전락하였다. 자기가 좋아서 사명감으로 하지 않으면 도저히 선택할 수 없는 직업이다. 액션영화에 나오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멋있는 역할은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다. 대학의 컴퓨터공학과는 한 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였으나 요즈음은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컨텐츠를 핵심역량으로 하는 ICT 기업들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ICT 시장상황은 수익성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으로 민간·공공 부문 모두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더욱이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 지적소유권 및 서비스 모델 도용, 핵심인력 빼가기, 신생기업 부당 불공정 흡수 병합도 우수 ICT 벤처의 시장 생존을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야 안정된 수익구조의 확보가 가능하다. 이명박 정부의 ICT 예산감축은 시장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ICT 근로자의 보수는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전반적으로 정부의 등급별 단가가 낮은 편이고 민간은 출혈경쟁으로 더 심하다. 특히 ICT 산업 생태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기업이 어렵다. 이들은 주로 coding(HTML corder), web design 등 low-end 업무를 하며 보수는 최저생계비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Web 접근성 전문가, smart 기기 application 개발자의 보수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반면 high-end로 SI(System Integration) 및 자동차 등 공산품의 embedded software 업종을 다루는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호황이다.

ICT가 좋은 일자리가 되고 고급 ICT 인력이 설 자리를 확보하려면?

첫째, 신규 수요와 시장을 창조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야 한다. 그 방법론은 원천기술과 기반기술의 개발이다. 우리나라는 무늬는 ICT 강국이나 실체는 ICT 어플리케이션 강국이다. 원천기술과 기반기술이 취약하여 현재 거액의 로열티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ICT 일거리가 coding 등 단순 반복적인 3D 저임금 노동작업에 머무르고 있다.

둘째, ICT 제값 주기 상거래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최소가입찰제’가 아닌 ‘적정단가제’가 자리 잡아야 한다. 정부·공공기관부터 예산을 적정하게 책정하고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셋째, 시장의 공정거래의 틀과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대기업 하청 시 공정계약, 지적소유권·서비스 모델 도용 및 핵심인력 빼가기 대신 공정한 M&A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넷째, 소기업 역량의 객관적 평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대기업·중견기업 위주에서 소기업에 일자리를 분배하여야 한다. 또한, 대형입찰 시 얼굴기업 컨소시엄에 소기업 참여를 권장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핵심 방법론은 ICT를 중심으로 기존 산업과 문화 및 컨텐츠의 융합으로서 신규 수요와 시장의 창조가 기대된다. 이 임무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하여 먼저 ICT 생태계의 병든 부위를 치유하여 체질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ICT는 제2의 탄생으로 고목나무에 꽃이 피어서 창조경제를 아름답게 성장시킬 것이다.

미래IT강국전국연합 공동대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박길홍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