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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의원의 소중한 충고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6월 16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이제 와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박 대통령이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게 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게 하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국정원과 검찰이 바로 설 계기만 만들어준다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촉구하고 싶다”고 했다. 문 의원은 또 “(대선 직전) 경찰이 증거자료를 파기하고 왜곡된 발표를 한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조선일보 [A6면] 2013-06-17. 배성규·최승현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6월 14일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 개입 인터넷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및 국정원법(정치 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종북(從北) 활동에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해 결과적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야권 대선 후보 또는 야당을 비방·반대하는 댓글 73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조선일보 [사설] 국정원이 對北 업무에서 이탈하는 근본 원인 찾으라. 2013-06-15).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도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다. 현 정부 실세들도 그 배후 선상에 오르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대북 안보를 위한 정보전의 컨트롤 타워이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다. 핵실험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국지전의 도발 징후를 미리 포착하여 대비하고 초전박살을 내야 하는 것이다. 지구전으로 가면 이겨도 피해가 회복불능이다. 그런데 정보전 관련해서 전혀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정보전은 비밀유지가 생명이다. 국가정보원직원법에 의하면 직무상 비밀에 대하여 진술하려면 15일 전에 국정원장에게 허가신청을 내야 하고 ‘직무상 비밀 누설’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다. 신분도 물론 가장 기본적인 직무상 비밀에 포함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랑거리다 “나 요새 국정원에 있는데 남들한테는 절대 이야기 하면 안 돼! 그냥 회사 다닌다고 그래” 국정원 직원이라고 이야기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고는 특수임무를 띠고 상대국에 파견되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추방된다. 신분이 이미 다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마추어적 행태는 정권 유지에 이용할 수 있을 만한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같은 기관의 책임자에 비전문가나 비적임자인 자기 부하를 앉혀서 전문성을 배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와 질서를 유지하는 기관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대북 안보를 정치적인 지렛대로 여기는 헤이해진 기강을 아직 추스르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북한군의 실상을 축소 왜곡하기에만 급급하다. 어떤 정보를 분석한 결론인지는 몰라도 정부·여당은 앞으로 5~10년 내에 북한이 망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며 국민을 착각에 빠뜨려 왔다. 북한은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국지전에서도 천안함·연평도에서 보듯이 파괴력을 입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미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술 보유가 확실시 되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에 인공위성을 탑재하면 우리의 자랑 나로호가 되는 것이다. 우리만 현실을 인정 안 한다고 현실이 달라지나?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 불법 정치 개입’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6월 16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민주당이 국가기관인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교사(敎唆)해 선거에 이용한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민주당이 국정원 간부 김모씨에게 총선 공천 등을 약속·제의했다는 의혹과 관련, 적극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조선일보. 與 “野가 국정원직원 이용해 국기문란”… 野 “수사 조작한 김용판에 배후 있다”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공방. 배성규 기자 2013-06-17).

현 시점에서 정부·여당·야당이 할 일은 이번 사건의 실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서 국가정보원이 권력의 시녀, 선거공작을 일삼는 정권의 전위부대에서 탈피하여 국가안보를 위한 정보전의 핵심역량을 갖추는 계기로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그 한 축을 국가정보원이 책임져야 한다. 물론 미국과의 군사정보의 공유 및 북한 전역에 미치는 미사일 배치 관련 협의, 2012년 서명하려다 실패한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협정 체결(일본의 북한 관련 군사정보는 우리보다 훨씬 앞선다), 중국의 협력 유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중국·일본 등이 우리나라 전쟁을 막아 주지는 않는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들의 첫 번째 관심사는 자기 나라의 비즈니스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재인 의원께서 “이번 사건을 국가정보원·검찰·경찰이 바로 서는 계기로 만들자”는 제안은 국가와 국민이 오랜 환부를 도려내고 건강해지는 귀한 처방이다. 정치권 전체가 긍정적이고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한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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