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대한민국에 힘 있고 돈 있는 분들이 존경을 못 받는 이유는 그 분들의 오늘은 그 분들이 그렇게 살아서 이룩한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국민들은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못 살았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안 살아서 능력 있는 사람이 못 되었을 수도 있다. 주가조작, 공금횡령, 부동산 투기, 자식 상속 증여 탈세, 위장전입, 병역 비리, 논문표절 등등. 그런데 그렇게 뻔뻔하게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 밀어 주고 끌어 주면서 돈과 권력을 틀어쥐는 것을 보면 ‘내가 잘 못 사는 건가? 내가 무능한 건가? 아니면 세상이 잘 못 된 건가?’하는 의문과 자괴심, 허탈감에 빠지기도 한다.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이런 생각으로 마음이 착잡해지며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었을까?’

 

참신한 능력으로 정직하게 성공한 안철수 교수가 이런 의문에 모범답안을 제시하며 시대적 icon이 되었다. 안철수를 때가 되면 제풀에 꺾이는 돌풍으로 믿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지형을 바꾸는 강력한 지진이다. 가치를 사랑하고 대접하는 사회를 꿈꾸는 보통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 중심핵에서 끓어 오른 뜨거운 용암이 그를 통하여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기 일 열심히 최선을 다 하며 살아 왔다. 그러면 잘 사는 줄 알았다. 그리고 불법, 탈법, 편법은 불성실하고 나쁜 사람들이 하는 짓인 줄 알았다. 그런 것이 ‘대한민국 주류사회의 인증샷’인지는 몰랐다. 자식들 병역면제, 자식의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은 힘 있고 돈 있는 부모라면 자식에 대한 당연한 도리이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세금 제대로 납부하며 재산상속하면 어리숙한 바보, 고급 정보에 어두워서 부동산 투기 못하고 돈 못 버는 사람은 무능력자가 되고 그런 바보는 주류사회에 끼질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의 관행이 다 위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고위직 인사청문회에서 그 시절 관행들이 도덕적 문제로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때문에 ‘괴물 이동흡’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치를 떨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언론의 혹독한 검증에 가정이 파탄 날 지경이었다며 역시 치를 떨었다. 이동흡 후보자는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가면 이런 식으로 하는가. 모든 인생을 살아온 것 중에 뭐라도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분은 변명을 다 해야 되고”라고 하며 청문회의 무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두 양반 다 노년을 멋지게 보내려던 야심찬 포부가 좌절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청문회에 대하여 비공개된 발언이었지만 직접 한마디 했다 ‘인사청문회가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말아야 한다. 실질적 능력과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이런 취지의 말이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의 발단이 되어 새누리당에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에 발동을 걸었다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된 사항,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공개적인 청문회에서는 업무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보자’.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 개선을 위한 TF(Task Force)를 구성한다고 한다.


박근혜 당선인의 말씀이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지금까지 낙마한 사람들을 보면 모두 업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 문제였다. 유독 우리나라 고위 공무원들이 도덕성 검증을 통과하지 못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고 과거 관행처럼 용인됐던 것들이 다 위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 문제는 비공개로 하자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나 용납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 모두가 그렇게 뻔뻔하게 살아 온 것은 아니다. 인사청문회 원조 나라인 미국은 공직을 수행할 사람에 대한 도덕적 검증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엄격하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인사기준에는 충족이 되니까 김용준을 총리로 추천하고 이동흡의 헌법재판소장 추천을 공인했을 것이다.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으로부터 발표 일주일 전 쯤 내정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를 스스로 점검했고 문제가 없고 자신이 있기에 지명을 수락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 당선인, 새누리당 인사들, 이동흡, 김용준 모두의 사고의 프레임과 컨텐츠가 유사하다고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주문하면 시키는 대로 처리하는 사람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들은 형무소에 가야할 사람을 사회제도의 근간으로서 헌법의 해석기준을 세우는 막중한 소임을 가진 헌법재판소장으로 추천하는 과감함을 선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새누리당의 인사추천을 보니 인사청문회의 통과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 소위 경륜이 있는 분을 공직에 임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 분들의 오늘이 불법, 탈법, 편법으로 이룩한 것이라면 곤란하다. 그런 사고방식에 젖어서 개념 없이 국정을 운영하면 결과가 뻔하다. 예를 들어, 뻔뻔하게도 자신들의 경제정책의 실패로 경기침체와 더불어 신용불량자를 양산해 놓고서도, 탈출구가 없는 경제적 낙오자에게 고리대금업으로 돈을 더 뜯어내는 저축은행들을 뒷돈을 받고 뒤를 봐줄 수 있는 거다. 지금 다 깜빵에서 잘 반성 중이신 걸로 아는데(???), 본인들은 돈 많이 묵고(먹고) 깜빵 가서 1~2년 살고 나오면 떵떵거리며 잘 살겠지만(참 되게 운이 없었다고 그 동안 수고 많으셨다고 그만 맘 추스리시라고 서로 위로하면서^^), 국민들이 받은 피해는 누가 보상을 해 주나?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인사청문회 개선 움직임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받아쳤다 ‘제도를 탓하지 말고 사람을 탓해라’.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아주 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냈다. 기본적으로 통장 내역서, 병적 의료 기록 등을 반드시 내고 위증하면 처벌하고 기간도 늘리자 이런 내용이다. 사실 인사청문회 제도는 민주당의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만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한 제도이며 우리나라 사회가 깨끗해지는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인사청문회의 진통이 앞으로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정착되는 한 과정이기를 기대한다. 불법, 탈법, 편법에 대한 무감각과 관용에 우리 사회가 더이상 암묵적으로 동의하면 안 된다. 특히 공직은 나라의 제도와 틀을 만드는 사람이므로 가치관과 인격의 재정립이 요구된다. 대한민국의 보통사람들은 그렇게 안 산다. 아니 못 산다. 힘이 없어서 잘 나가는 사람들처럼 똑똑하고 영악하게 살지 못하고 바보 멍충이처럼 정직하고 고지식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권위의식에 위세등등하고 화려한 삶은 아닐지라도 나름 자신의 가치에 충실하며 분수껏 정감 있게 살고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랑, 선, 가치의 창조. 꿈꾸는 사람이 멋진 세상을 만든다!

의료,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세상만사의 진실과 대책을 진정성을 가지고 논의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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