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간서치" 이덕무

바람과함께사라지다 이덕무역

사진=영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공식사이트 화면캡쳐, 이덕무역을 연기한 차태현

이덕무는 조선후기 실학자로서 서자였기 때문에 출세에 제약도 많았고 가난하여서 책을 살 돈이 없었지만 수만 권의 책을 읽고 수백 권의 책을 베끼면서 열심히 독서를 통해 신분의 제약에서 벗어나 활약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책만보는 바보

사진=인터파크도서,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저

안소영 작가는 이덕무의 자선전이라 할 수 있는『간서치전』을 바탕으로 하여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을 쓴다. 간서치는 책만 읽는 바보라는 뜻으로 한 마디로이덕무의 일생을 요약하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덕무는 자신의 자서전의 제목을 “ 간서치전”이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

 

안소영 작가는 조금이라도 책을 더 읽으려는 이덕무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스무 살 무렵 내가 살던 집은 몹시 작고 내가 쓰던 방은 더욱 작았다. 그래도 동 ·서 남쪽으로 창이 나있어 오래도록 넉넉히 해가 들었다. 어려운 살림에 등잔 기름 걱정을 덜해도 되니 다행스럽기도 했다. 나는 온종일 그 방 안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상을 옮겨 가며 책을 보았다. 동쪽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어느새 고개를 돌려 벽을 향하면 펼쳐 놓은 책장에는 설핏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책 속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깨닫게 되면 얼른 남쪽 창가로 책상을 옮겼다. 그러면 다시 얼굴 가득 햇살을 담은 책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었다.

 

가난하고 신분적 제약이 많지만 열심히 독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또한 이덕무가 말하는 책읽기의 이로움이 있는데

첫째, 굶주릴 때에 책을 읽으면 소리가 훨씬 낭랑해져서 글귀가 잘 다가오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한다.

둘째, 날씨가 추울 때 글을 읽으면 그 소리의 기운이 스며들어 떨리는 몸이 진정되고 추위를 잊을 수 있다.

셋째, 근심걱정으로 마음이 괴로울 때 책을 읽으면 눈과 마음이 책에 집중하면서 천만가지 근심이 모두 사라진다.

넷째, 기침병을 앓을 때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목구멍의 걸림돌을 시원하게 뚫어 괴로운 기침이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신분의 한계 때문에 공직에 나아갈 희망을 애초에 버린 그였지만 책을 읽으며 자신을 갈고 닦은 덕분에 훗날 운명적인 기회가 찾아온다. 연암 박지원이 규장각 초대 검서관을 찾던 정조에게 그를 추천한 것이다. 여러 서적을 편찬 교정 감수하는 일에 이덕무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만약 그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면 눈앞에서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그의 책읽기는 인생의 모든 것들을 해결하는 만병 통치약이 맞는 것 같다.

보통 독서라고 하면 딱딱함, 진지함, 견고함, 이런 단어들을 생각하며 선뜻 그 속에 들어가기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은 텍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독자들은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논다. 인간은 호모루덴스의 세계 속에서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는 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독서는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힘들이 이덕무의 삶 전체에도 작용하였고 또한 스승 박지원과 홍대용을 비롯하여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등과 함께 좋은 친구들과의 사귐을 통해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건국대 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했고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가족모티프와 근대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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