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시인 33년 동안

나는 아름다움을 규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서슴지 않고 ...


이것은 아름다움이다


이것은 아름다움의 반역이다라고 규정해왔다


몇 개의 미학에 열중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바로 그 미학 속에 있지 않았다


불을 끄지 않은 채


나는 잠들었다


 

아 내 지난날에 대한 공포여

나는 오늘부터

결코 아름다움을 규정하지 않을 것이다

규정하다니

규정하다니

 

아름다움을 어떻게 규정한단 말인가

긴 장마 때문에

호박넝쿨에 호박꽃이 피지 않았다

장마 뒤

나무나 늦게 호박꽃이 피어

그 안에 벌이 들어가 떨고 있고

그 밖에서 내가 떨고 있었다

 

아 삶으로 가득 찬 호박꽃이여 아름다움이여

 

-고은 ‘호박꽃’

 

고은 시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여성들의 아름다움 추구는 대한민국을 성형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여성들은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것, 내가 될 수 없는 것에 대해 부러움과 시기와 욕구를 가지고 있어서일까? 육체의 아름다움도 포함해서 말이다.

 

안되면 자기합리화를 내세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겉으로 포기한다고 해서 속마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기합리화를 내세우기 전까지 약 오르기는 겉으로 드러난다. 광고에서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비싼 제품일 경우 이런 전략은 효과적이다.

 

성형공화국에서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가슴을 키우는 일은 상당히 고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성형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파리의 어느 미용클리닉에서는 아주 심플한 광고로 사람들의 약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첫 번째 광고는 가슴이 빈약한 여성을 위한 것이고 두번째는 지나치게 날씬한 엉덩이를 위해 보톡스를 맞자는 것이다. 세번째는 발기가 잘 안 되는 남자의 임포텐스를 해결해 준다는 광고다. 남자를 위한 광고이기도 하지만, 이점은 여자들에게도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신통찮은 남편이나 애인을 둔 여자들의 눈이 번쩍 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들에서 직접 남자의 거시기나 여자의 가슴 또는 엉덩이를 보여주는 것보다 기호로 처리한 것이 더 상상력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이 광고시리즈는 빈약한 여자들, 그러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선뜻 리모델링을 할 수 없는 여자들의 약을 살살 올리고 있다. 이런 약 올리기가 오히려 브랜드를 기억시키게 한다.

 

이 광고들의 카피를 보라. 특히 '엉덩이 리모델링' 이라는 카피에는 유머가 있다. 아파트가 아니라 엉덩이 리모델링!



 

 


작가 /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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