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아름다움과 추함은 한 몸'이라는데… 동의하십니까?

 

진짜프란치스코 2

2013년 11월 6일. 바티칸 광장에 운집한 5만여 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듣고 있었습니다. 이제 막 연설이 끝나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군중 속에서 튀어나온 한 남성이 교황 앞으로 성큼 다가섰습니다. 그를 본 교황은 움찔했습니다. 눈, 코, 입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온통 종기로 뒤덮인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추하다 못해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외모를 지닌 남성은 일명 ‘NF 1’이라고 불리는 신경섬유종 환자였습니다.

교황은 짧은 순간의 당혹감을 떨쳐내고 곧 반응을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서서 그의 머리를 감싸안았습니다. 그리고 기도했습니다. 대단히 즉각적이고 이타적인 반응에 감동한 남성의 두꺼비 같은 손이 교황의 손 위에 얹혀졌습니다. 온 몸에 난 흉기로 인해 평생 절망 속에서 살았던 남성은 그렇게 생애 첫 축복을 받았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나왔지요. 이 뭉클한 만남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되었고 타임지가 선정한 ‘2013년의 가장 가슴 따뜻한 이야기’ 2위에 선정됐습니다.

이탈리아 북동부의 조그마한 도시 ‘이졸라 빈센티나’에서 온 남성의 이름은 비니치오 리바(54). 리바는 한 인터뷰에서 “내가 먼저 교황의 손에 키스하자 교황의 다른 손이 나의 머리와 상처를 어루만졌다”며 “꼭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오직 사랑이었고 세상이 바뀌는 순간을 체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40년간 저를 따뜻하게 안아준 사람은 교황이 처음이었다. 사람조차 무서웠는데 살 힘을 얻게 됐다”라고 당시의 감동을 전했습니다.

리바는 15세에 발병한 이후 지옥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친구는 없었고 버스를 타면 사람들은 피했으며 외출이 두려워 집에만 머물러 있었다고 하지요. 그러나 교황을 만난 뒤 그의 삶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이웃은 환하게 웃으며 그를 반기고 처음 만난 사람들도 ‘교황을 만난 사람’이라며 커피를 사주며 안부를 묻는다지요. 심지어는 한국의 방송사에서 찾아갈만큼 세계적 유명인이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한 병원에서 NF1 환자들을 치료하는 벤자민 콘이라는 이름의 의사는 당시 교황의 행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서구 사회가 심미적으로 추하다고 생각하는 걸 본 교황의 첫 반응은 본능적으로 물러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황이 뿌리 깊은 사회적 관습을 빠르게 극복해내는 모습은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심미적인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고요.

불교에서 ‘미추(美醜)는 한 몸’이라는데…. 인간의 눈에 보이는 심미적 아름다움과 추함.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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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주부생활ㆍ일요신문을 거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으로 일했고요.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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