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이 느끼는 흐뭇함

입력 2014-10-20 16:26 수정 2014-10-20 16:26

만족(滿足)이란 오감이 느끼는 흐뭇함.


웃음이 남을 움직이는 행위라면, 만족은 자기를 움직이는 행동. 머리와 팔다리가 오체(五體)라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느끼고, 촉감을 느끼는 것은 오감(五感)이다. 삶은 오체의 건강과 오감의 즐거움, 생각과 감정의 만족으로 구성하는 동적인 정부(政府)다. 만족의 그룹에는 인정과 감사, 긍정과 수용, 희생과 사랑, 이타적 행동과 자발적 이행, 적극성과 진보적 자세 등이 있는데 만족은 인간의 고등 품성이 만든 창조물. 휴지는 오감(五感)을 제공한다. 하얗고 뽀얀 색은 눈을 평온하게 하고, 술술 풀리는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하고, 휴지에 배인 향기는 코를 기쁘게 하고, 부드러운 촉감은 피부를 보호하고, 이물질을 닦아내는 희생은 멋지다. 나의 생각이 휴지보다 더 큰 오감 만족을 주는지를 수시로 돌아보자.

 

생각의 만족.


몸에 기계적인 오감이 있다면 마음에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원초적인 감각이 있다. 삶이 즐거워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생각과 감정이 만족하니까 삶이 즐거운 것. 생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망나니 천방지축이다. 생각 하나가 즐거움을 만들기도 하고 분노하게도 한다. 생각이 만족을 선택하면 뒤따르는 마음과 행동도 편하고 기쁘다. 만족과 감사함을 모르면 행복을 집에 두고서 행복을 찾아서 방황한다. 만족은 감사함에서 나오고 감사함은 같은 조건의 만족감을 배가(倍加)시킨다. 오감의 느낌에 감사한 의미를 부여할 때 삶 자체가 만족이 된다. ‘다행이다. 이만 한 게 어디냐?’ 등 어려운 상태에서도 만족하는 것은 자기존재에 대한 감사함이며, ‘그래도 좋아요. 당신의 뜻을 따르겠다.’ 등 대상에 대한 만족은 대상에 대한 감사에서 생긴다.

 

감정(감성)의 만족.


인간은 오감과 생각과 감정으로 구성된 영성체. 오감은 몸을 통해서 세상을 느끼는 단순 인식작용이며, 생각과 감정은 몸에서 일어나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도 느끼는 광역 의식작용. 생각은 대상 없이도 그냥 일어나는 의식이라면, 감정은 생각에 색깔이 입혀진 상태. 만족은 순화된 감정으로 냉엄한 현실도 뜨겁게 하고, 불만족은 거친 감정으로 뜨거운 심장마저 차갑게 만든다. ‘더 없는가? 하필 내가? 뭐냐? 왜 그래’ 등 불만족은 불만의 소리와 함께 와서 현재 상태를 부정하고 거부하며 밀어내고, ‘다 몰라도 괜찮아. 다시 하면 돼. 다 고마운 일이다.’ 등 만족은 자신감과 함께 와서 현재를 긍정하고 찬미하면서 희망을 준다. 감정에 끌려가지 말고 좋은 감정이 생기도록 긍정하고 감사하며 겸손하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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