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고 싶으면 놓아주자.


차렷 자세는 쉬어 자세에서 나오고, 행운은 놓아 버릴 때 다가온다. 몸이 멀어지면서 생각을 끈을 쥐고 있으면 마음이 고생하고, 이미 아닌 것을 놓지 못하면 영혼마저 상한다. 놓지 못하면 90먹은 노인이 70먹은 자식을 걱정한다. 잡고 싶으면 놓아주고, 믿음이 안 가면 온전하게 맡겨버리자. 삶이 어려운 것은 잡을 것은 놓고, 놓아야 할 것은 잡기 때문. 우리는 한 뿌리 후손임을 모르고 오너는 오만을 부리고 사주(社主)는 사심을 부리고 생각이 다르다고 미워한다. 미움이 생기는 것은 장점과 감사함을 놓고 단점과 불만을 잡기 때문. 이해와 용서와 감사가 부족하면 뼈 속까지 서로 미워하게 만든다. 미움과 간섭이 분노로 변하기 전에 그의 입장에서 헤아리고 그냥 놓아주자.
 

‘놓자’의 천적은 집착.


집착은 이미 없거나 노력해도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에너지 낭비다. 성인군자(聖人君子)가 아닌 이상 집착을 버리지 못한다. 집착은 거미줄에 붙들린 바람, 미움은 바람에 흔들리는 거미줄. 악마가 쳐둔 촘촘한 집착의 그물망에 걸려들면 몸과 마음을 상한다. 집착은 영혼의 진기를 뽑아가는 진딧물, 야생 원숭이를 유혹해서 죽이는 조롱박 속의 먹이다. 향기를 마시고 내 쉬지 못하면 향기는 두 번 이상 느끼지 못하고, 점프대에서 자기를 내려놓고 몸을 던지지 못하면 뛰어 내릴 수 없다. 꼭 잡고 살고 싶으면 가볍게 놓아주고, 이바지 하고 싶으면 계산의식을 놓아주자. 사랑을 이유로 상대를 구속하지 말고, 타인이 주는 고통을 풀려고 매달리지 말자. 집착을 놓고 버려서 심신의 자유를 찾자.

 

버림은 완전히 놓아주는 기술.


놓아주는 것은 쥐고 있던 것을 물리적으로 이탈시키는 행위, 버림은 영원히 놓아주는 물리적이면서 정신적 행동. 놓아줌은 거미줄로 바람을 묶는 행위, 버림은 바람으로 거미줄을 묶는 행위. 놓아줌은 위기에 처한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는 용단, 버림은 불필요한 것을 아예 버리는 지혜. 집착하면 삶의 공간이 좁아지고 놓아주면 여유가 생기고 버리면 자유가 생긴다. 심신이 필요로 하는 것만 챙기고 없어도 무방한 것들과 없어도 좋은 것들을 버리자. 마음속에서 방황하는 불만의 개구리 떼, 밟으면 독을 쏘는 자존심의 뱀, 동족의 의리를 잡아먹는 배신의 사마귀를 버리자. 챙길수록 자아는 작아지고, 놓아줄수록 자아가 여유롭고, 버릴수록 자아는 커진다. 떠날 때 버리고 갈 것이라면 놓아주고, 없어도 사는데 불편하지 않으면 버리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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