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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과 기개

인터넷 역사에 마윈만한 사람이 있을까요?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재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님에도 마윈은 49세의 나이에 역대 최대규모의 IPO를 기록했습니다. 마윈은 IPO이전에 이미 중국 최고의 부자였습니다. 1999년 80명의 지인으로부터 1억 원도 채 안 되는 돈(50만 위안)을 모아 시작한지 15년만의 일입니다.

이런 성공을 거둔 사람답게 상당히 도발적인 말을 했다고 하네요; “35세 때까지 여전히 가난하다면 누구도 탓할 수 없다. 그건 당신 자신의 탓이다.”  평범한 영어강사였고, 대학에도 두 번이나 낙방했던 사람이 중국 최고 부자가 된 사람이 하는 말이니 귀담아 들을 만 합니다.

사람들은 왜 35세 이후에도 가난하게 살까요? 머니투데이 줄리아 투자노트가 소개한 마회장의 진단은 인생을 근시안적으로 살고, (누구에게나 알려져 있는)기회를 잡지 못하며, 실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근시안적 삶의 문제입니다. 마윈회장도 첫째 문제로 꼽았고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10년 20년 후의 모습을 그리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인 목표가 중요한 이유는 방향성과 인내 두 가지입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방향을 잡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순탄할 수는 없습니다. 고난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런 고난이 한두 해가 아닙니다.

이 부분에서 떠오르는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기개(Grit)입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어떤 고난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발달심리학자인 안젤라 덕워스가 동아시아의 덕목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개념입니다. (TED동영상 강연이 있습니다.)

http://embed.ted.com/talks/angela_lee_duckworth_the_key_to_success_grit.html

마윈이 말한 근시안적 삶의 문제는 결국 기개의 수준이 낮은 데서 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윈의 말대로 누구나 35세까지 가난한 것은 자기 탓일까요?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도, 지능이 뛰어나지 않아도 기개수준이 높으면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기개 수준이 낮은 사람이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크게 올릴 수 있는가”입니다. 이 부분이 참 어려운 대목입니다.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35세를 넘긴 가난한 분들은 너무 자책하며 괴로워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

실제로 기개를 개념화한 덕워스도 기개의 향상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제시한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개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타고난 능력이 전체 인구 하위 3%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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