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10월을 위한 축시

신이시여! 결실의 계절 10월이 왔습니다.

하늘은 높고 벌판은 황금으로 빛나지만 인간은 아직 평온을 찾지 못했습니다. 비탈진 언덕에 자리 잡은 들국화는 긴 여름 보내고 가을 햇살의 뜨거운 입맞춤에 꽃을 피우고, 가을 나비는 부서진 몸을 낙엽에 감추고 있습니다. 싹이 트던 아픔, 태풍을 맞던 뒤틀림, 따가운 햇살을 품어서 만든 국화향기는 가을바람 타고 허공으로 높이 피어올라가 구천의 넋들을 위로하면서 국화는 늦게 핀 꽃이 아니라 드디어 핀 꽃이 되었습니다. 들판 사이로 흐르는 가을의 강은 바다를 작곡한 노래로 지친 마음들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희망을 잡고 그 희망 속으로 다시 다가서게 하소서! 힘은 너그러움과 부드러움에 있음을 알고 승리엔 겸손하고 정의에 용감한 가슴 따뜻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신이시여! 아름다운 계절 10월입니다.

뭇 생명체는하늘 기운으로 힘을 얻고, 벼의 알곡은 창고로 들어가 양식이 되며 나락의 껍질은 두엄자리를 찾아가겠지요. 떨어진 도토리 열매는 다람쥐의 밥이 되고, 은빛 갈대숲은 바람의 힘을 빌려 가을 노래를 하겠지요. 8각으로 펼친 코스모스 꽃잎은 풍차의 날개처럼 씩씩하고, 휘어져 흔들리는갈대 허리에 가을바람도 미안한 듯 비켜갑니다. 신이시여! 흔들리며 방황하는 이들에게 겉은 흔들리지만 안으로는 꺾이지 않는 갈대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시고, 창공처럼 맑은 꿈을 세우고, 식지 않는 열정으로 행동하게 하소서! 설레는 마음으로 힘차게 일어나 고난을 기쁨으로 바꾸는 강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신이시여! 바람소리 하나도 정겨운 10월입니다.

산 계곡을 따라 단풍이 위에서 아래로 곱게 물들고, 낙엽은 족보 있는 물과 계통 없는 바람을 먹고 익숙했던 것들과 이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독소를 안고 떨어지는 낙엽은 사라짐이 아쉬운 듯 한들한들 하늘마저 흔들고, 길 잃은 외기러기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갑니다. 10월은 결실로써 끝이 아니라 결실은 또 다른 시작이며, 생명은 생명의 연줄로 이어갈 준비를 하고, 이러 저러한 씨 종자들은 추운 시간과 어두운 공간을 이겨갈 준비를 하겠지요. 실체에서 실체로 이어지는 생명의 연결 고리에 고난과 시련이 생길지라도 아파하지 말고, 생명이 생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꿋꿋하게 버티게 하소서!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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