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와 나이키 스포츠마케팅 대결의 승자는?

입력 2014-09-09 23:38 수정 2014-09-09 23:38

올해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격돌한 아르헨티나와 독일 양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 브라질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으로 활약한 리오넬 메시.

여러 가지가 나올 수 있겠지만, 마케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두 팀 모두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는다, 즉 아디다스가 후원한 팀들이라는 사실을 꼽을 공산이 크다.

또 월드컵 득점 순위 1위에서 3위까지 선수들의 공통점 역시 모두 아디다스가 후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 받은 리오넬 메시와 상대 선수의 어깨를 물어서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은 동시에 ‘핵이빨’로 화제를 모은 우루과이 팀의 루이스 수아레스의 공통점도 둘 다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 선수라는 점이다.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물러설 수 없는 마케팅 정면 대결의 무대로도 일컬어지는 이번 월드컵은 아디다스의 완승이라는 평가가 대세이다. 정말 그럴까?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에서의 결과는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난다. 비저블 메저(Visible Measures)라는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온라인 시청 횟수에 따른 상위 5개 월드컵 온라인 캠페인을 보자.

 

 









































순위기업캠페인 영상물시청수(백만)
1나이키

Risk Everything (아래 동영상1)



122.2


2나이키

The Last Game



97.1


3삼성

Galaxy 11: Training (아래 동영상3)



74.5


4아디다스

The Dream (아래 동영상2)



45.9


5삼성

Galaxy 11



38.3




아디다스는 전체 4위를 기록하며 시청 수에서 삼성에도 현저히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에 랭크된 나이키와 삼성은 공교롭게도 모두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아니다. 그래서 브라질의 네이마르를 광고에 기용해 화제를 모은 닥터드레의 비츠(Beats) 헤드셋에도 ‘월드컵’이란 단어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 FIFA는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줄지어 나오는 광고를 통해 제대로 스폰서십 피(Fee)를 받지 못한 것이다.  월드컵 겨냥 온라인 캠페인에서의 선수별 조사 결과도 나왔는데, 11편에 모습을 보인 메시가 가장 많은 출연자였고, 시청수에선 포르투칼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나이키의 상위 2개 편에 힘입어 1위를 차지했다. 16강전에도 오르지 못하고 참혹하게 물러났지만,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한 스페인 선수들에게는 금전적인 면에서 이번 월드컵은 최고의 대회였다.


실제 월드컵 마케팅의 승자는 대회의 주인인 FIFA도, 돈을 퍼부은 스폰서 기업도 아닌 슈퍼스타 축구선수들이다. 지난 40여년간 나이키가 펼쳐온 선수들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초래한 현상이다.


 

나이키의 스타 마케팅 역사

‘1위에서 7위까지 입상한 선수들 중 4명이 나이키 육상화를 신고 달렸습니다.’ 1972년 나이키가 태어난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오리건대학에서 뮌헨올림픽 육상부문 미국 대표선수 선발전이 열렸다.


나이키의 창업자인 필 나이트를 비롯한 나이키 직원들이 선수들에게 열심히 나이키 육상화를 착용하도록 권유하며 배포했다. 최고의 결과가 마라톤에서 나왔다. 7위 안에 든 선수 중 4명이 나이키화를 신고 달린 것이다. 나이키는 위에서 쓴 대로 광고를 하고 홍보 활동을 전개했다. 그런데 나이키가 미필적 고의로 알리지 않은 사실이 있었다. 4~7위를 차지한 선수들이 나이키를 신었고, 최상위 1~3위까지는 아디다스를 신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선수 후원이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효과의 가능성을 본 필 나이트는 1974년 세계 정상급의 프로 테니스 선수였던 일리에 나스타세와 미국 육상의 아이돌 스타와 같은 존재였던 스티브 프리폰테인과 후원계약을 맺는다.

특히 5000달러를 지급하고 맺은 프리폰테인과의 계약은 비록 그가 1975년 자동차사고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지만 육상에 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와 같은 오리건 태생의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육상과 연관 짓게 만들었다. 이후 1976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미 카터는 일반인들까지 즐기는 조깅붐을 촉발시켰다.











▲ 브라질월드컵에서 포르투칼 대표팀으로 활약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나이키는 1980년에 아디다스를 제치고 미국 내 운동화 부문 1위에 올라선다.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무려 58명의 선수가 나이키 육상화를 신었다.

나이키가 후원한 최초의 프로 선수인 일리에 나스타세의 경우 괴짜로 유명했다. 빼어난 감각을 지녔지만 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신경전의 명수와 같은 악한의 이미지를 가졌는데, 나이가 많았고 무엇보다 동유럽 출신이라는 점이 나이키와 어울리지 않았다.

스포츠화 부문의 최대 기업으로 성장하며 나이키는 테니스에서 지극히 미국적인 선수에 주목한다. 바로 존 맥켄로였다. 악동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맥켄로는 스포츠 스타로는 대표적인 뉴요커였다. 자연스럽게 나이키가 미국 동부로 녹아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월드컵 없는 월드컵 마케팅…치솟는 비용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의 라이벌 구도 속에 1980년대 들어 미국프로농구(NBA)가 최고의 전성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두 명의 슈퍼스타는 이미 다른 스포츠 기업과 계약이 돼 있었다. 나이키는 그들보다 약간 어리지만 떠오르는 스타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리고 스포츠 마케팅 역사에 신기원을 이룩하는 일이 1985년에 벌어졌다. 바로 ‘에어조단(Air Jordan)’의 출현이었다.

에어조단은 나이키 최대의 히트를 기록한 농구화 라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과 선수가 만나서 새로운 브랜드 라인을 만들어졌다. 물론 그 이전에 골프의 전설인 아놀드 파머의 이름을 딴 의류와 골프용품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파머가 이름을 빌려주며 기존 라인의 겉모습만을 바꾼 것에 가까웠다면, 에어조단부터는 기업과 선수의 브랜드 융합이 일어나 물리적·감성적으로 새로운 특성을 지닌 라인이 탄생하는 식이었다. 광고에 출연하고, 제품을 보증하는 고용인의 수준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슈퍼스타들의 위상이 바뀌었다. 당연히 슈퍼스타들을 잡기 위한 후원금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슈퍼스타들을 앞세워 나이키는 계속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메이저리그 야구와 NFL 미식축구에서 정상급의 실력을 뽐낸 보 잭슨을 내세워 크로스 트레이닝, 타이거 우즈의 골프가 나왔다. 축구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 선수들 몇 명과의 계약을 통해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전세계적인 시장 규모를 보고는 바로 브라질 대표팀을 비롯해 유수의 국가대표팀 및 슈퍼스타들과 정식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 기업들 간의 경쟁적인 영입 경쟁이 일어났다.

앞서 시청수 상위를 기록한 캠페인들은 축구 슈퍼스타들이 집단으로 출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수들은 여러 캠페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돼 글로벌 인지도가 올라가고, 후원 계약 경쟁으로 수입도 올라간다. 반면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캠페인들 간의 차별점은 떨어지고 시청자들이 후원 기업을 바르게 인지하는 비율도 떨어진다. 그런데 제작비는 계속 치솟는다. 나이키에만 책임지울 일은 아니라고 본다. 과연 누가 승자인가?

 
2009년 10월부터 현대기아차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고 있음.
역사 및 사회의 제반 모습들을 브랜드적으로 해석하는 데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저서 두 권이 있다. '모든 것은 브랜드로 통한다(사회평론,2002)', '브랜드 마인드(사회평론,2004)'. 학부에서는 중국사를 전공했고, 삼성전자 홍보실을 거쳐,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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