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싸움.


“어서 피하세요.” 소방관들이 자기는 불타는 건물로 뛰어들면서 남에게 외치는 소리다. 세상에는 문제가 생기면 피하는 자도 있고 피하지 못하고 싸워야 하는 공인도 있다.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국은 단합해서 싸워야 할 일들이 많은데 싸움도 못해보고 빠르게 분열되고 있다. 저마다의 사명감으로 피할 것은 피하고 싸울 것은 싸워야 한다. 불난 장소에서 시민은 소방관의 안내를 받아 위험을 피해야 하듯, 혼탁한 세상에서 자아를 지키려면 영혼의 안내를 받아 고독감(고정관념, 독선, 감정)을 피해야 하고, 참되고 크고 당당한 ‘나’를 찾아서 독선의 함정과 감정의 싱크홀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싸우자.
 

악(惡)을 이기는 싸움.


사회의 4대 악은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이라면, 개인의 4대악은 자기억압, 거짓(허위), 무지(무례), 양심불량이다. 자기억압은 자기에 대한 폭력이며, 거짓은 영혼에 대한 폭력, 무지(무례)는 타인에 대한 폭력, 양심불량은 질서에 대한 폭력이다. 자기억압은 자기와 우주와의 정신적 교섭을 차단하는 악이며, 거짓은 영혼을 죽여서 근심을 만드는 악이며, 무례(無禮) 어떤 나쁜 의도도 없이 타인을 상하게 하는 악이며, 양심불량은 상식과 정의를 어그러지게 하는 악이다. 사회의 악은 다수의 정의로 싸워야 하고, 자기억압은 ‘참나’의 각성으로, 거짓과 무지는 있는 그대로의 당당함으로, 양심불량은 양심이 없으면 실체가 없다는 각성으로 이겨야 한다.

 

자기를 이기는 싸움.


내부가 혼란으로 무너지면 타국에게 침략을 당하고, 자아가 약해지면 타인의 조언도 아프다. 선동과 모략, 잔인한 섬멸전, 일방 지배 등 지저분한 싸움도 많지만 싸움의 근본은 자기싸움이다. 강자는 상대의 무분별한 말 때문에 흥분하지 않는다. 피해의식과 불안의식은 자신을 패자로 만들고, 참된 마음과 양심의 보검(寶劍)은 지저분한 욕망과 양심 줄을 놓는 비굴함을 처단하고 승자로 만든다. 자기 내면을 알면 결국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서 당당하게 싸운다. 싸우다 죽을 운명이라면 흔쾌히 싸워도 좋다. 그러나 참지 못해서 싸우고 두려워서 벌리는 싸움이라면 중지하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 불필요한 싸움을 줄이고, 정의를 위한 싸움이라면 목숨도 걸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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