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사진 잘 찍는 법 - 우연을 필연으로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돼요?” 사진에 입문하는 후배들이 곧잘 묻는 질문이다.

항상 내 대답은 똑 같다. “잘!”

우문에는 우답이다. 그럼 연이어 나오는 질문은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다.

사진에 왕도가 어디 있겠는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발로 찍느니, 기본기를 닦고, 기초이론을 익혀야 하느니…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잘된 사진을 많이 보는 것’이다. 전시회건 인쇄물이건, 인터넷 상이건, 주위의 고수 사진을 통해서건, 많이 보아야 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일찍부터 편식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러 사진을 보더라도 유독 필이 꽂히는 사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한가지 부류의 사진에 파고들기 시작하면, 전문성은 생길지 몰라도 다른 부류의 사진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봤다. 이런 사람들은 남의 잘된 사진을 같이 느끼지도 못할 뿐더러 자기 사진 역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러 장르의 사진을 다양하게 시도를 해보고 그 중에 자신 있고 마음에 드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진입을 하면 되는 것이다. 사진작가의 문하생 내지 수제자 식으로 사진을 배운 사람들은 “사부”의 사진 경향을 많이 따르게 된다. 그 계열의 사진에 대한 깊이가 빨리 깊어질 수는 있겠으나. 초심자가 이런 방법으로 사진을 배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사진을 많이 본 후에 또 해야 할 과정은, 모든 예술이 다 마찬가지이겠으나, ‘모방’이다. 모방도 제대로 못하면서 창작을 하려는 것은 사상누각과 같다. 모방은 부끄러운 것이 결코 아니다. 그리고 모방이 어디 쉬운 일인가…

 

사진을 많이 보다 보면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던 사진들이 무의식 중에 자신의 머리에 입력이 된다. 물론 사진을 볼 때 ‘이건 어떻게 찍었을까.. 이 사진은 이런 부분이 참 좋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아야 입력이 훨씬 구체적으로 될 수 있겠다. 그래야 비슷한 상황을 만났을 때 갈무리됐던 기억을 살려서 따라 해보는 것이다.

 

입문 단계의 사람을 보면,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눌러대는 스타일과, 피사체를 못 찾아 헤매는 스타일 두 가지로 대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의 사진들은 일반적으로 건질 사진이 별로 없기 마련인데, 본인이 사진의 작품성이나 완성도, 객관성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끔 ‘찍어 놓기나 해보자’하다가 우연히 ‘잘 찍혀 나와 준’ 사진에 감동하고 동기부여를 받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는 진중하거나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많은 경우인데, 과거 학창시절에 필름 값은 셔터 누르는 것에 많은 부담을 주긴 했으나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들이대봐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못 누르는 것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괴로운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특히 사진을 많이 봐야 한다. 사물이 그냥 자기 프레임에 얌전하게 피사체로 들어와 주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 속에 사진 데이터가 많으면 찍고자 하는 대상을 쉽게 찾아낼 수가 있다.

 

사진 잘 찍는 법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은 그곳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다음에 또 중요한 것이 바둑에서 복기를 해야 늘듯이, 찍은 사진도 그 결과물에 대해 복기를 해야 한다. 찍을 때 그 느낌대로 나왔는지, 잘 나왔으면 어느 조건이 갖추어져서 그런 것인지, 잘 못 나왔다면 어느 문제가 있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사진은 우연성이 많이 개입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우연이지만 어느 조건이 잘 충족되어 좋은 사진이 되었는지 분석하고 다시 비슷한 상황에서는 우연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사진촬영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느낌이 살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냥 집어던지거나 딜리트하지 말고 어떤 부분이 잘 못되었는지를 찾아내서 그런 실수를 줄여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자신의 사진에 대한 분석은 스스로 하기보다는 상위레벨 내공자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겠다.

 

동호회의 기능 중에서 중요한 것은 사진을 찍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그 활동이 오프든 온라인이든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사진을 올려서 평가도 받고 다른 사진 평가도 해보고 칭찬도 해주고 칭찬도 받으면서 동기부여를 얻기도 한다. 과거에는 전시회를 통해야만 가능했던 것이 이젠 더 간편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사진을 감상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부분은 사진예술이 대중화 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DSLR 카메라의 열풍을 몰고 오기도 한 것 같다.

 

요컨대 사진을 잘 찍으려면, 사진을 많이 보고, 많이 찍고, 많이 분석하라는 것이다. 이 중 어느 하나도 게을리 하면 사진의 밸런스를 잃게 된다. …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사진을 잘 찍게 되는 것은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어가는 과정이다.”라고 하겠다.

 

까까머리 시절, 암실에서 첫 인화의 감동을 먹은 후 아직도 빛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40년차 아마추어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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