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심장 다음으로 핵심적인 기관입니다. 에너지도 심장 다음으로 많이 소모합니다. 인간됨에 기여하는 정도로 따지면 심장보다 더 중요합니다. 인류가 다른 종으로부터 스스로를 대단히 “특별한 동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거대한 뇌 덕분입니다.

 

뇌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걸음마 단계지만, 19세기 이후 혁명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그 발달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혁신적인 발견이 오류로 판명 난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게 10% 신화입니다. 인간은 뇌의 잠재력을 겨우 10%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즈의 신경과학 전문 컬럼 그레이매터가 뇌에 관한 3가지 신화를 소개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어바인 소재) 그레고리 히콕 교수가 기고한 글입니다. (자신의 신간에 대한 홍보성 글이기도 합니다.)

히콕 교수는 뇌에 대한 신화를 3가지 들었습니다.

1. 인간은 뇌를 10%만 사용한다.
2. 좌뇌와 우뇌는 기능적으로 분리돼 있다.
3. 거울신경세포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과 의도를 이해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히콕교수는 무책임합니다. 대중에 학문적 연구를 소개할 때는 학계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그대로 소개해야 하는데, 자신의 신간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대단히 편협한 견해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거울신경세포에 대한 부분입니다.

 

히콕교수는 “거울신경세포의 신화: 소통과 인지의 진짜 신경과학(The Myth of Mirror Neurons: The Real Neuroscience of Communication and Cognition.)”이란 책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제목이 가관입니다. 자신의 주장에다 “진짜 신경과학”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모든 신경과학자들이 히콕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거울신경세포를 처음 소개한 이탈리아 팔마 대학의 리쪼라띠 교수는 네이처 신경과학 평론(Nature Neuroscience Review)에 거울신경세포 최근 동향을 종합하면서 히콕교수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히콕 교수 논리라면, 리쪼라띠 교수를 비롯, 그 논문을 게재하도록 한 네이처 신경과학 평론의 편집진, 그 논문 평가에 참여한 익명의 신경과학자들은 모두 가짜 신경과학을 하는 셈입니다.

 

비록 히콕 교수가 거울신경세포에 대해서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지만, 뇌의 10% 신화에 대해서는 잘 정리했습니다. 시의성도 좋습니다. 영화 “루시” 때문입니다. (스칼렛 요한슨 주연. 최민식도 나와요). 한 여성(루시)이 납치돼 특수한 약물(인간의 능력을 100% 발휘하도록 하는 약물)을 밀수하는데 사용되는 와중에 자신이 그 약물효과로 능력을 100% 발휘하게 된다는 액션영화입니다.
다음영화가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2%,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

62%,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100%, 한계를 뛰어넘는 액션의 진화가 시작된다!

 

라고 해놓았네요.
 

영화의 트레일러에도 노먼 “박사”(모건프리먼 분)가 어느 학회에서 발표하면서 “대부분의 사람은 단지 뇌역량의 10%만을 사용한다고 가늠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1분 12초)이 나옵니다. 루시가 노먼 박사에게 전화걸어, “댁의 연구는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방향은 맞아요”라고 말해줍니다.


비록 뇌의 10% 신화는 틀렸지만, 그 함의마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뇌를 100% 활용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의 잠재력의 10%밖에 계발하지 않는다고 할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1만시간의 원리가 틀렸네, 신화네 라고 떠들어도, 1만 시간 상당을 계획적으로 수련하면 자신의 잠재력을 90%이상 계발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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